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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기능올림픽 강국, 이제 ‘제조업 강국’으로 가자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국제 기능올림픽은 청소년들의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숙련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계, 금속, 전기ㆍ전자, 건축·목재, 공예, 조제분과로 나뉘어 격년제로 35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는 국제대회다.

우리나라는 매년 4∼5월에 각 시ㆍ도별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선발된 기능인(숙련기술인)이 9∼10월에 개최되는 전국 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고 다시 여기에서 선발된 기능인이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의 참가자격을 얻게 된다.

1967년 제1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처음 출전한 우리나라는 참가인원 9명중 6명이 입상하면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였다. 이후 1977년 네덜란드 위트레히트에서 열린 제23회 대회에서는 파견된 23명의 선수들이 금메달 12, 은메달 4, 동메달 5개를 획득해 마침내 종합 1위의 성적을 거뒀다. 

더욱 놀라운 것은 1977년(23회) 대회부터 2009년(40회) 대회까지 타이완과 스위스에 한차례씩 우승을 빼앗긴 것을 제외하고 16차례의 대회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는 점이다. 1967년 첫 참가이후 현재까지 우승 16번, 준우승 3번, 3위 2번을 달성하는, 믿기 힘든 기능올림픽 역사를 쓰고 있다.

국내 어느 저명 교수는 “품질이 좋으려면 작업원의 연령이 30대 중반 쯤 돼야 하며, 일본의 경우 기술력이 좋을 지 몰라도 작업원의 평균 연령이 노령화돼 있다”라고 지적하고 “가격이 싼 물건은 중국에 가서 사고, 기술이 좋은 신제품은 일본에 가서 사고, 품질 좋은 것은 한국에 와서 사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1970년대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좋았던 나라가 일본이었다면, 가격이 싼 나라는 한국, 기술력이 좋았던 나라는 미국이었다. 현재는 기술은 일본, 품질은 한국, 가격은 중국이고 20~30년 뒤에는 기술이 가장 좋은 나라가 한국이 될 것이고, 품질은 중국, 가격 면에서는 인도가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선진사회가 될수록 생산현장에 더 이상 인재들이 몰리지 않는 현상 때문에 이렇게 기술의 우위가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향후 우리의 먹을거리는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녹색기술산업 분야와 첨단 융복합산업 분야 등 신성장동력 산업이며, 이를 뒷받침하려면 관련 인력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기능올림픽 강국이긴 하지만 아직 기술 강대국으로 발돋움하진 못했다.

따라서 기능올림픽 우승자에게 동ㆍ하계 올림픽대회 메달리스트와 동등한 정도의 처우 등 국가적으로 숙련기술인을 존중해주는 대책이 필요하다.

기능올림픽에서 16회 우승이라는 ‘마이다스의 손’을 가진 대한의 청년이 존재하는 한 우리나라의 생산기술 우위는 지속될 것이며, 기능올림픽 주요 종목인 기계산업 또한 계속 발전할 것이다. 독일이나 일본이 기계산업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했듯, 기계산업 발전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디딤돌임이다. 이런 이유로 젊은이들의 이공계 기피현상과 급속한 숙련기술인력 고령화에 대한 민ㆍ관차원의 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기반이 없는 서비스업 성장은 사상누각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서유럽 국가들도 다시 기능인력 양성과 제조업 기반 강화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그들은 특히 기능올림픽을 휩쓸고 있는 한국을 눈여겨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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