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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칼럼>‘두 토끼’ 잡는 착한 PB상품이 필요하다
PB상품 식품·의류도 점령

가격 낮추기에만 급급

대장균 쥐치포 등 폐단도

품질도 뒷받침돼야 장수




물가 때문에 걱정이다. 3년 만에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다시 맞았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별로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다. 생필품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하며 서민들의 숨통을 바짝 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가 4.5% 오르며 우리나라가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물가 2위를 차지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농수축산물 가격은 1년 새 몇 배씩 치솟아 이젠 인플레이션까지 염려해야 할 지경이다. 의류나 잡화류도 턱없이 비싸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고물가 때문일까, 유통가에는 ‘통큰’ ‘착한’ ‘위대한’ ‘더큰’ 등 자린고비형 문구가 흥행 보증수표로 통한다.

이런 매장에는 쇼핑객이 구름떼처럼 몰려든다. ‘통큰 치킨’ ‘착한 생닭’ ‘더큰 피자’처럼 고물가 시대에 주목받는 상품은 또 있다. 바로 독자 브랜드로 불리는 PB(Private Brand)상품이다. PB상품은 유통업체와 제조 및 생산자가 직거래를 통해 유통마진을 없앴기에 일반 상품보다 20~30%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이렇다 보니 PB상품을 찾는 단골고객은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쇼핑족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PB상품 사업을 강화하려는 유통업체들이 많아졌다는 소리도 자주 들린다. PB상품은 식품에서 의류, 패션잡화까지 없는 게 없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만든 제품도 한둘이 아니다. 거래량도 연간 1조원을 훌쩍 넘어선다는 게 유통업계의 전언이다.

고물가 시대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PB상품을 지목하는 유통전문가도 점차 늘어나는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PB상품의 품질이다. PB상품이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에선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 며칠 전엔 어린아이들이 즐겨먹는 홈플러스의 PB제품인 ‘알뜰상품 디저트 과일맛 종합캔디’에서 8㎜ 크기의 철사가 나와 충격을 줬다.

철사 캔디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대장균 쥐치포, 이물질 밀가루 등 당국에 신고된 불량 PB상품은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게 우리의 현주소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불량 PB상품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통계자료(2008~2010.6)에 따르면 대형마트 PB식품의 이물질 신고 및 접수는 2008년 13건, 2009년 25건, 2010년 상반기 35건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상품까지 따진다면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PB상품이 불량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품질보다 가격을 우선하는 잘못된 관행 때문이다. 유통업체의 가격조건을 맞추려면 제대로 된 상품이 나올 수 없다고 말하는 납품업체들이 여전히 많다. 제조업체의 26.7%가 유통업체로부터 단가 인하를 요구받았다는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 결과도 입맛이 개운치 않은 대목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유통마진을 배제한 PB상품이 고물가 시대를 벗어나는 출구전략 중 하나라는 점이다. 소비자는 고품질-저가격 상품을 원한다. 고물가의 파고가 높을수록 이 같은 요구는 더 뚜렷하게 마련이다. 품질 없이 가격만 좇는 PB전략은 결코 장수할 수 없다. ‘가격’과 ‘품질’은 결국 하나이기 때문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착한 PB’가 필요한 때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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