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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빅뱅, 생존 전략을 찾아라>“내릴만큼 내렸는데…”카드사는 동네북?
<2>가맹점 수수료 논쟁
수수료율 인하 놓고

정유·보험업계와 잇단 마찰

카드사용액 급증 불구

수익률은 갈수록 악화

가맹점과 윈윈 방안 모색

수익구조 다변화도 절실



“수수료 앞에서는 동네북과 다를 바 없습니다.”

최근 카드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가맹점수수료다. 지속적인 가맹점수수료 인하 움직임은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방안을 자율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수익구조의 다변화를 이뤄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0.1%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가맹점 수수료가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2003년만 해도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은 30%를 밀돌았지만, 신용판매 이용액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60%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신용판매 이용액은 400조원에 달한다.

신용판매액 증가로 인해 가맹점수수료 수입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수수료율이 낮아지면서 수익률은 나빠지는 추세다. 중소·영세가맹점 수수료가 낮춰진 가운데 31일부터는 체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도 전면적으로 인하된다. 연매출 9600만원 미만 중소가맹점의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2.0%에서 1% 이하로 인하된다. 일반가맹점의 경우도 수수료율이 은행계 카드사 1.5%, 전업 카드사 1.7% 이하 등으로 각각 낮아진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작년 말 평균 1.8%에서 올해 1.5%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체크카드는 자금조달 비용이나 대손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신용카드보다 낮은 가맹점수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체크카드의 경우처럼 인하여력이 있는 부분은 내리는 것이 맞지만, 카드 결제에 따른 비용을 감안할 때 가맹점수수료 인하가 모든 분야로 확대될 수는 없다. 최근 유가가 상승하면서 가맹점 수수료가 1.5%로 최저수준인 주유업계도 카드 수수료를 걸고 넘어졌다. 유류세 부분에 대해 수수료 제외를 주장한 것이다.

이에 카드업계는 주유업계의 고통분담을 카드사에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보험료 결제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는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동네북이냐’는 카드사의 볼멘 소리가 나올 법하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회원과 카드발급사, 가맹점 3당사자 거래구조인 우리는 카드사별로 별도의 가맹점을 모집, 관리해 높은 비용이 발생하고 가맹점들이 수수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협상력도 낮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중소가맹점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은 마케팅 비용 부담 등을 공동으로 나누기 때문에 낮은 수수료가 가능하지만 중소가맹점은 그렇지 못하다”며 “중소가맹점에만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카드사가 제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중소가맹점에 높은 수수료를 부과해 잇속을 채운다는 부정적인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가맹점수수료가 낮은 해외와 우리현실을 단순 비교하는 것도 개선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은행들이 주로 카드업을 영위하는 해외와 달라 국내 카드사는 높은 금리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또 카드사가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유럽은 가맹점 중심의 신용카드 정책으로 회원에 대한 수수료 인상 및 서비스 축소로 수익을 보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맹점수수료 인하 혜택이 고객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조정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로는 호주가 꼽힌다. 호주의 경우 연회비 인상, 리워드 혜택 축소 등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가맹점수수료 인하 부담이 전가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맹점과 카드사 뿐만 아니라 고객까지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적정한 선을 찾아야 하며, 무조건적 인하압력보다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조절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연주 기자 @juhalo13>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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