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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4부 자연과 사람(20)허필홍 홍천군수 “풍요롭고 행복한 홍천 만들기 혼신…늘 솔로몬의 지혜를 구해요”
허필홍(49) 홍천군수는 자연을 닮았다. 그와 대화를 나눠보면 전혀 꾸밈을 느낄 수 없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솔직하다. 정치인이면서도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늘 겸손하다. 그래서 더욱 신실함이 느껴진다.

이처럼 자연을 빼닮은 성품은 그를 ‘정치인 아닌 정치인’으로 차별화한다. 원래 ‘군수 허필홍’은 정치인 DNA를 타고 났다. 할아버지가 초대 강원도의회 의장을 지냈다. 할아버지는 항상 손자에게 “너는 너 자신을 위해 살지 말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라”고 깨우침을 주었다. 허 군수는 “지금까지 한시도 이를 잊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다.

여기에 더해 지금의 ‘인간 허필홍’은 모친의 신실한 믿음과 지극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77세 고령의 어머니는 지금도 매일 새벽 교회를 찾아 “하나님, 제 아들에게 솔로몬의 지혜를 주십시요”라고 기도한다. 허 군수 또한 군정을 처리함에 있어 항상 솔로몬의 지혜를 갈구한다.

그는 군수가 된 것에 대해서도 “하나님께서 홍천을 위해 일하라고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지난 2010년 6월 강원도 홍천군수 선거에서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여당과 야당의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무소속의 허 후보가 당선된 것. 앞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8명의 후보 가운데 고작 7등에 머물렀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대이변이라지만, 무슨 일이든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원인이 있는 법. 허 군수 스스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허필홍 홍천군수

“당시 사전 여론조사의 예상을 뒤집고 당선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랑과 낮아짐, 즉 봉사에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군수도 군의원도 바로 군민들을 섬기는 봉사의 자리지요.”

실제 그는 지난 1993년부터 지역 노인들과 소외계층을 돌보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활동을 했다. 주요 활동은 지역청소와 어르신 돌봄이었다. 지난 2002~2010년에는 군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홍천지역의 발전을 위해 ‘더 큰 봉사’를 했다. 2008년부터는 군의회 의장을 맡았다.

이런 봉사와 겸손은 홍천군수의 자리에 오른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그는 항상 현장을 발로 뛰며 보고 듣고 벤치마킹하기에 열심이다. 본인이 배울 것이 있다고 판단하면 다른 행사는 과감하게 포기한다. “지혜롭게 판단하려면 늘 열심히 듣고 배워야 한다”는 게 그의 기본적인 태도다.

이렇듯 늘 스스로를 낮추지만 사실 알고 보면 허 군수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인물이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항상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매사를 실천한다. 그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군의원)와 2010년 선거(군수)에서 잇달아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예상을 깨고 모두 당선됐다.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정당공천은 지방자치와 지방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저의 신념과 소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의 소신과 철학, 그리고 정치적인 안목과 내공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주민들과 함께 산행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대화를 나누는 허 군수(앞줄 오른쪽 두 번째)

2013년 4월의 봄, 허 군수는 홍천군민의 꿈과 희망, 그리고 행복 만들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가 내건 민선5기 군정 목표는 ‘건강과 휴양, 레포츠의 도시 홍천’이다. 서울· 수도권의 접근성이 좋고 풍성한 숲과 넓은 강이 어우러진 대한민국 최대의 땅 홍천의 입지조건을 최대한 살려 ‘풍요로운 홍천, 행복한 군민’을 만들겠다는 것.

하지만 국가나 지방정부의 모든 비전과 청사진이 그렇듯이 그것을 뒷받침할 예산이 수반되지 않으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날 수밖에 없다. 관건은 ‘돈’이란 얘기다.

허 군수는 지난 2012년 처음으로 홍천군 예산 4000억 시대를 열었다. 세일즈맨 군수를 자임한 그는 직접 발로 뛰면서 중앙부처로부터 각종 예산을 따왔다. 그 결과, 1년 사이 무려 1000억 원 이상 늘어난 4,036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렇게 확보된 예산은 홍천 곳곳의 도로 확포장 및 다리 건설, 문화와 복지혜택 확충 등에 요긴하게 쓰였다.

전국에서 광역 도를 제외한 시군구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은 지역이 홍천이니, 돈 쓸 곳 또한 얼마나 많으랴. 이처럼 군수가 직접 나서 군의 살림살이를 실질적으로 살찌운 것이야 말로 군민들이 체감하는 가장 확실한 민선5기의 성과가 아닐까.

허 군수는 또한 ‘풍요로운 홍천, 행복한 군민’을 만들기 위해 문화와 복지 확충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지역 언론사의 설문조사 결과, 주민들은 자신들의 취미활동을 할 때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고 해요. 그래서 ‘1군민 1취미 갖기’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지요.”

그는 각종 음악행사에 참여해 자신이 직접 연주할 만큼 기타 실력이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매 주말은 물론 가끔 평일 이른 아침에도 조기축구회에 나가 군민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운동을 즐긴다.

 
옥수수를 수확하는 허 군수

올해부터는 주민의식 개혁을 통한 ‘행복한 마을 만들기’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마을의 특색과 장점을 발굴해 농산물 직거래를 늘리고 숙박과 체험 등의 농업외소득을 확충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선진지역 벤치마킹 등 마을리더 교육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아울러 허 군수는 주민 의식개혁에 선행해 공직사회의 의식변화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해보니까 공직사회가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못 따라가요. 그래서 늘 이를 지적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젠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이 느껴져요. 이 모든 것은 홍천군을 미래지향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민선5기 임기(2010년 7월~2014년 6월)도 이젠 1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 마무리 시점이지 새로운 시작점은 아니다. 그래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홍천군수 연임에 도전하겠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예의 그렇듯이 솔직하다.

“다시 한번 겸허하게 군민의 선택을 구하려고 합니다. 다시 택해주시면 민선5기의 연장선상에서 온몸과 마음을 던져 현재 진행중인 ‘풍요로운 홍천, 행복한 군민’을 일궈낼 것이고, 자신도 있습니다. 만약 불러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홍천의 발전을 위해 더욱 열심히 봉사해야지요. 그게 제가 감당해야할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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