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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화장품도 ‘정기구독’ 시대
우유·신문처럼 정기배송
스타트업 시장에 대기업 동참
개인에 최적화 ‘큐레이션’ 강점

‘매달 피부가 필요로 하는 균형 잡힌 성분을 배송합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임모(30) 씨는 올해 초 우연히 접한 광고 문구에 호기심을 갖고 화장품 정기배송 서비스를 신청했다.

상담사와 만나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화장품을 주문했다. 28일에 한 번씩 받아보는 화장품의 유통기간은 단 한 달. 임 씨는 “채소나 과일처럼 신선한 화장품을 매달 배송받아 사용해보니 피부가 건강해진 느낌”이라며 “앞으로도 화장품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구독 경제’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매월 정액 요금을 내면 물건·서비스·콘텐츠 등을 무제한 이용하거나, 정기적으로 배송받는 사업 모델이 화장품 업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피부 진단·빅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한 ‘큐레이션’ 서비스까지 접목되면서 화장품 정기배송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화장품 정기배송의 기회를 가장 먼저 포착한 것은 스타트업들이다. 미미박스는 매월 1만6500원을 내면 8~10만원어치의 화장품을 박스에 담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2012년 처음 선보였다. 입소문을 타고 급성장한 미미박스는 여러 화장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몰로 성장했다. 이후 화장품 정기배송 서비스에 특화된 업체들이 속속 생겨났다.

국내 1위 화장품 정기배송 업체 톤28이 대표적이다. 개인별 맞춤형 화장품을 제조해 4주(28일)에 한 번씩 보내준다. 피부의 수분·탄력·주름 상태는 물론 날씨 변화까지 고려해 천연 성분을 배합한다. 가령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달에는 ‘안티폴루션’ 기능의 식물복합성분을 추가하는 식이다. 톤28은 2016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 1만명의 정기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장기구독자 비율이 50%가량으로, 이들의 평균 구독 기간은 11.7개월이다. 톤28 관계자는 “유럽·북미·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꾸준히 연락과 제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화장품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스테디’라는 마스크팩 정기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일반·보습·미백·영양 등 총 4종의 마스크팩을 선택해 2~4주 단위로 배송 주기를 선택해 원하는 수량을 받을 수 있다.

애경산업도 화장품 브랜드 ‘플로우’의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부 상태를 진단한 후 ‘나만의 화장품 키트’를 주문할 수 있다. 업체별로 상품이 다르지만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해주고 보내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피부과에 가듯 세세하게 관리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국내 화장품 정기배송 서비스는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전문가들은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환경변화에 따라 개개인의 피부는 더 민감하게 변하고 있어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의 피부 변화를 고려해 정기적으로 상품을 추천하고 배송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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