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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남성 헤어스타일 혁명?…‘터키 이발사’ 미용시장 점령 배경은
작년 개업 675개 이발소 상당수 터키인 소유
터키 이발사, 인기 헤어스타일 능숙하게 구현
女‘립스틱 효과’ 男엔 이발시장 재편으로 파급
[123rf]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영국 남성 이발시장에 터키 출신 이발사가 대거 진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뒤 머리를 짧게 깎던 이 나라 남성의 전형적인 헤어스타일도 좀 더 특색있게 변화하는 중이다. 터키의 미용시장 장악은 영국 남성이 외모에 관심을 더 갖는 쪽으로 바뀌었다는 신호를 보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침체한 경제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왜 터키 이발사들이 영국 거리를 장악하는가’라는 기사에서 그 원인을 풀어냈다.

이에 따르면 영국에선 지난해 이발소 675곳이 새로 생겼다. 자영업 부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터키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터키가 전통적으로 이발에 특화해 있는 데다 중동 국가보다 영국이 상대적으로 비자를 따기에 수월하기에 터키 이발사가 영국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게 됐다.

터키 이발사의 영국 상륙은 남성 이발에 혁명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봤다.

마침 국영방송 BBC의 드라마 시리즈 ‘피키 블라인더스’에 나오는 헤어스타일이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뒷머리카락은 짧게 치되 앞은 이마 쪽으로 내리거나 빗어 올려 관리만 잘한다면 점잖게 보이는 패턴이다. 재주 좋은 터키 이발사들이 그렇게 손질을 잘한다는 입소문이 났다.

터키 출신 이발사 무스타바 캔은 “손님들이 코털을 태워 정리하는 우리 전통방식을 선호한다”며 “우린 날이 긴 면도기와 뜨거운 수건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터키 이발사가 각광을 받으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 이발사는 “어딜가나 쿠르드 이발사 천지”라며 “돈을 번다 싶으면 바로 옆에 가게를 내고 있다. 다른 곳을 찾아봤는데 마땅한 곳이 없다”고 했다.

영국 남성의 외모가꾸기와 터키 이발사의 폭증간 함의를 불황에서 찾는 시각이 있다.

리처드 데이브스 전 이코노미스트 편집자는 경기침체 때 나타나는 여성의 ‘립스틱 효과’를 거론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사치품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구입해 만족을 얻는 경향이 남성 이발시장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그는 “임금상승이 매우 더디다”며 “집이나 새로운 차를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작은 것을 애지중지 한다”고 했다.

불똥은 영국 이발사에게 튀는 모양새다. 시장 잠식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이발소 체인을 갖고 있는 개리 하토는 “터키사람들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들은 일주일에 7일을 기꺼이 일한다”며 “우리도 지금은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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