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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4·15 총선, 국민경제 외면하는 정치 심판해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무제한 원유공급 작전에 이어 미국과 유럽도 무제한 통화공급과 재정지출로 응수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정경쟁, 경제전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감염에 대한 공포와 그에 따른 경제활동 경색이 수면아래 웅크리고 있던 각종 문제를 수면위로 부각시키고 있어서다. 조기 진압에 실패하면 20세기 초 경제 대공황에 버금가는 충격이 올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상당수 정권과 권력자의 운명도 달렸다. 탈(脫) 세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벌어지는 국가경제의 명운을 건 생존게임이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이자부담은 줄겠지만, 위기상황일수록 저마다 현금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게 된다. 형편이 어려운 곳은 돈 구하기 더 어렵다. 금융기관들도 대출태도가 더 깐깐해진다. 통화정책만으로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우려가 크다. 미국과 유럽에서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도 중앙은행과 정부가 매입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한은도 채권매입 프로그램 가능성을 이미 공표했다. 채권의 범위가 관건이지만 분명 기업에 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문제는 금융권 거래가 어려운 자영업과 소상공인이다. 이들은 당장 소득이 크게 줄어들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한계기업은 도태되는 게 맞지만, 일시에 상당수 기업과 근로자가 무너지면 경제에 치명상이 된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 정부가 이들에게 최소한의 긴급자금이라도 지급해 생존을 이어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여권이 제기했고, 야권이 포퓰리즘이라 반대했던 정책이다. 야권은 법인세 인하 등 감세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근로소득세 대폭 인하를 검토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두 가지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소득세 인하는 근로소득자에게, 특히 고소득자에 혜택이 집중된다. 감세정책은 일단 한번 시행하면 불가역성이 높아 재정부담이 지속적이다. 장기불황 대책으로는 몰라도 지금과 같은 응급 상황에서는 오히려 중장기 재정 여력을 크게 훼손시킬 우려가 크다. 그래서 재난긴급지원 성격의 직접 현금 지급으로 가닥이 잡혔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재정정책은 정치권의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 상황에서는 선제적이고 신속한 대책이 중요하다. 마침 총선이 한 달도 안 남았다. 당리당략에 자칫 현안들이 묻혀버릴 수 있는 때다. 반대로 가장 국민의 뜻을 살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재정의 건전성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어려운데 정부만 배부른 것도 문제다. 국민들은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로 정부를 도왔고, 결국 기업을 구했다. 일시적 재정부담은 경제가 정상화 된 이후에 만회할 수도 있다.

정부도 정치인들도 예산편성 때는 치열하지만 결산에는 관심이 거의 없다. 일단 돈 받아 쓰면 그 뿐이란 심산이다. 국민이 낸 돈인데 자신들이 결정권을 가졌다고 온갖 생색은 다 낸다.

정부와 여권에는 지금의 재정지출에서 불요불급한 곳을 줄여 응급상황에 따른 재정건전성 훼손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겠다. 야권은 대통령이 싫고, 여권이 밉다고 재정지출에 무조건 제동을 걸지는 말자. 유권자들도 이번 총선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권력 다툼에만 눈이 멀어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는 정치인들과 정당은 반드시 심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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