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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살리기 TF, "존폐위기 처한 지역중소병원 살리기 5가지 제안"
- 중소병원 살리기 TF • 대한지역병원협의회 공동 설문조사 통해 의료기관 경영난 확인...코로나19 장기화 영향이 원인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중소병원들이 경영상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자 대한의사협회가 존폐위기에 처한 지역중소병원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있다.

의협은 "그동안 지역 중소병원들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에 기인한 상급병원 쏠림현상으로 환자 수 감소는 물론, 최근 3년간 32%에 달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환자 안전을 위한 정부 정책에 따른 많은 비용 소요 등으로, 병원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라며 "설상가상으로, 지역 중소병원들은 올 1월에 발생한 ‘코로나19’로 외래 및 입원환자가 급격히 감소하여 병원운영상의 기로에 놓여 있고 현재 많은 병원에서는 경영 압박을 해결하기 위하여 연차 소진, 단축 근무, 은행권 대출 등 다양한 자구책을 고려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해결되지 않을 경우 폐업 등 극단적 방법까지 강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제안배갱을 설명했다.

현 상황에서 의료계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병원들의 경영 악화가 구체화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의료기관이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가 되며, 자칫 의료기관의 연쇄적인 도산으로 인한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가운데)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경보 심각 단계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는 병원경영 악화 등으로 인한 중소병원의 난제를 해결하고, 실질적인 중소병원들의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2018년 10월 24일부터 ‘중소병원 살리기 TF’를 구성 및 운영하고 있다. 산하 ‘중소병원 살리기 TF’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제 의료기관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구체적인 확인을 위해 대한지역병원협의회와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통한 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설문에 응답한 의료기관들의 일 평군 외래환자수 변화를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살펴보면 1월은 평균 3.8명이 증가(+1.4%)한 반면, 2월은 평균 44.5명 감소(-16.3%), 3월은 평균 88.9명 감소(-33.8%)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시작한 2월부터 외래환자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응답 의료기관의 전년 동월 대비 일 평균 입원환자 수 변화를 살펴보면, 1월은 평균 2.3명 감소(-5.9%)한 반면, 2월은 평균 2.9명 감소(-8.2%), 3월은 평균 8.5명 감소(-24.8%)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외래환자 변화와 마찬가지로 입원환자의 수도 2월부터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응답 의료기관의 전년 동월 대비 월 평균 매출액 변화를 살펴보면, 1월은 평균 60,829천원 감소(-4.3%)한 반면, 2월은 평균 83,958천원 감소(-8.4%), 3월은 평균 404,003천원 감소(-32.5%)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측은 "우리나라에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전에도 의료기관을 옥죄는 각종 규제와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 열악한 제도적 환경들로 인해 가뜩이나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2~3월에는 매출이 더욱 급감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의료기관 경영난의 심각성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분삭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 중에서는 ‘대진의사 및 간호사 고용비용’이 평균 37,079천원(8개소)으로 가장 컸고, 전체 응답 의료기관의 추가 발생 비용은 평균 22,021천원(58개소)으로 나타났다. 현재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장비 구매 등 안전조치들을 위한 추가비용의 대부분을 민간 의료기관이 떠안고 있는 실정인 바, 수 천만원에 이르는 추가 비용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의료인 첫 희생자인 고 허영구 회원을 기리며 추도를 하고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살리기TF’는 "이같은 설눈조사 결과를 볼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의료기관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다음과 같은 5가지 사항에 대한 정부의 즉각적인 지원을 요청한다고"고 주장했다.

의협측은 첫째, 2020년 3월 24일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된, 100조 규모의 기업구호 긴급자금 투입 대상에서 중소병원들이 배제되지 않고 중소기업들과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요청하며 둘째, 중소병원에 대한 국세 및 지방세의 감면과 6개월 이상의 유예를 요청하고 셋째, ‘코로나19’ 금융지원 프로그램에서 진행중인 ‘소상공인 자영업자 긴급 경영자금(총 15조 규모의 1.5%의 초저금리 대출)’과 동일한 수준의 ‘초저금리 장기 운영자금 지원’을 중소병원에도 시행해 줄 것을 요청하며 넷째, 보건의료분야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고, 의료수익 대비 원가비율이 제조업에 비해 매우 높다. 이런 중소병원의 실정을 감안하여 ‘코로나19 대응 고용유지인원’ 적용시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자’의 범주로 간주하여 고용유지지원금에 대한 ‘특별지원’을 요청하며, 현 인원의 감축 없이 고용유지를 하는 중소병원에 대한 한시적인 특별 인건비 지원을 요청했다. 다섯째로는 ‘코로나19’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중소병원의 경영상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요양급여 청구금의 조건 없는 선지급을 요청하며, ‘장기 입원에 따른 입원료 체감제 미적용’을 포함한 심사기준의 완화를 요청했다.

의협측은 "오늘 정부에 제안한 다섯 가지 요청사항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대책"이라며 "정부는 붕괴직전에 있는 지역 중소병원을 살리기 위해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살리기TF’에서 제안한 지원책들을 조속한 시일 내에 검토하여 제도개선을 추진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제안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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