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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추진 MBK, 8조펀드 소진 ‘시동’
실사 진행에 ‘딜 성사’ 기대감 커져
두산, MBK ‘자금력·경영능력’ 신뢰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추진에 나서자 지난해 조성한 5호 블라인드펀드가 처음으로 소진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두산그룹이 MBK파트너스의 자금력과 경영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딜 성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하면서 약 8조원에 이르는 5호 블라인드펀드가 1년 만에 처음으로 소진될지 주목된다.

그동안 두산그룹은 3조원 자구안의 핵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라 제값을 받고 파는 게 중요했다. 또한 재인수를 고려해 밸류업을 잘해줄 원매자를 찾아야만 했다. 이런 점에서 MBK파트너스는 신뢰할 만한 원매자라는 게 업계 평가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65억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의 5호 펀드를 조성했으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투자를 집행하지 못해 아직까지 그대로다. 약 7000억~8000억원에 이르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자금을 무리 없이 치를 수 있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는 전날 종가 기준 약 6300억원이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붙으면 몸값은 7000억~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2016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두산공작기계의 몸값을 현재 2배 가량 불려놓는 등 경영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공작기계에는 인수되기 전 두산인프라코어에서 근무한 임직원들이 있고, MBK파트너스는 두산공작기계 외 다양한 제조업 투자 경험도 있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는 중국 법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와 관련한 재무적투자자(FI)와의 소송이라는 변수가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FI는 2011년 DICC 지분 20%를 사주는 대신, 두산으로부터 2014년까지 기업공개(IPO)를 마쳐 FI들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FI가 두산인프라코어 보유 DICC 지분 80%까지 함께 묶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게 한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 조항도 계약서에 넣었다. 다만 IPO는 무산됐고, FI가 시도한 매각 역시 실패했다.

결국 FI들은 2015년, 투자 이후 연 15%의 복리 수익률을 적용한 가격에 DICC 지분을 매입하라고 요구하며 소송을 냈다. 소송 제기 당시 FI가 주장한 지분 매입비용은 총 7093억원이었는데, 일단 일부금액에 대해서만 청구해 재판을 받아보기로 했다. 1심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승소했지만, 2심은 정반대의 판단을 내렸다. 이르면 올 하반기 대법원 판결이 나올 예정으로, 두산인프라코어가 최종 패소할 경우 잔여 주식매매대금(7051억원)에 대한 추가 소송이 진행된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진행 중인 두 건의 소송과 관련해 7000억원대 우발부채를 인식하고, 자회사 두산밥캣 지분 828만8196주(지분가치 약 2400억원)에 대해 질권을 설정했다. 그러나, 우발부채에 대한 충당금은 재무제표에 전혀 반영하지는 않은 상태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2심이 FI측 손을 들어준 순간, 두산은 패소할 확률만큼이라도 반영해 충당금을 쌓았어야 했다”며 “DICC 소송비용을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정리해 신뢰를 줘야 매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미·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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