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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골프 디스커버리]카메론 챔프의 짝짝이 신발

카메론 챔프는 PGA투어 2년차 선수로 장타자다. 2019-20년 시즌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322.2야드로 브라이슨 디섐보에 이어 2위다. 2년 연속 우승도 거뒀다.

챔프는 지난주 열린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인 BMW 챔피언십에서 특별한 신발로 눈길을 끌었다. 서로 색이 다른 짝짝이 신발을 신은 것이다. 오른쪽엔 하얀색, 왼쪽에는 검은색 신발을 신었다.

오른쪽 신발에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문장의 약자가 적혀 있었다. 최근 미국에서 시작되어 퍼지고 있는 인종 차별 반대 메시지다. 또한, 제이콥 블레이크라는 이름도 신발에 적었다. 얼마전 경찰의 총에 숨진 흑인의 이름이다. 또 다른 곳에는 파파 챔프라는 단어가 쓰여져 있었다. 지난해 작고한 할아버지의 이름이다.

챔프는 PGA투어에서 흑인의 피를 가진 4명 중 한명이다. 그중 또 다른 한명은 우리가 잘 아는 타이거 우즈다. 챔프의 피부색은 하얀색이지만,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흑인이다. 그래서 그는 더 인종 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데 적극적이다.

한편, 신발 뿐만 아니라 그의 모자 오른쪽에는 평등이라는 단어가 박혀 있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SNS와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기회와 존엄성, 존중을 받고 누려야 하고, 계속해서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문제을 알려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굳이 색깔이 다른 짝짝이 신발을 신는 이유는 사회적 부정의에 대한 인지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이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챔프가 짝짝이 신발을 신은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피닉스 오픈 대회에서도 카메론 챔프는 하얀색과 까만색 신발을 신고 나왔다. 2월이 흑인 역사를 기리는 달이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PGA투어 뿐만 아니라 NBA, WNBA, MLB 등 다른 인기 종목에서는 아예 경기가 취소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PGA투어도 성명 발표를 하고, 인종 차별이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되며, 그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활동과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스포츠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되지만, 스포츠를 통해 사회적인 부정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더 나아가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특별히 골프가 백인들만의 스포츠로 오랫동안 뿌리 박혀 있던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행보는 더욱 신선해 보인다. 정해진 룰에 따라 경기할 때 어느 누구도 경기에 참여할 수 있고, 승부는 어떤 기득권도 없이 정정당당히 치러져야만 한다.

챔프의 작은 행보가 그의 바람대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눈에 보이는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사람을 존중하는 따뜻한 시선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대다.

〈KLPGA 프로 · 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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