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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예’ 임수향이 또 한 번 통했다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죽었는지, 살았는지를 모르는 남편이 7년만에 하반신 마비로 나타났다면?

임수향에게 떨어진 결코 쉽지 않은 연기 과제다. 임수향(오예지)은 정통멜로인 MBC 수목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 9회에서 휠체어에 앉아 돌아온 남편 서진(하석진 분)에게 “다쳤어도 당신은 서진이잖아.내 남편이잖아. 걷지 못해도 당신은 똑같은 존재야”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혼자 숨어서 식구들 다 지옥에 빠트리고. 당신은 나 버린 거야. 배신했어. 용서 못해”라고 오열과 함께 사무친 원망을 토해낸다.

앞 부분만 말했다면 현대판 춘향이 같은 드라마나 소설속의 인물이 되어버릴 수 있지만, 뒷 부분 대사로 인해 현실에 있는 아내가 된 듯하다. 임수향은 이 대사를 극에 100% 몰입한 폭발적 감정 연기로 오예지 캐릭터를 제대로 만들어가고 있다.

임수향의 이번 배역은 매우 어려운 미션이다. 하석진과의 관계 뿐 아니라, 지수(서환 역)와의 관계 연기는 더욱더 어렵다.

앞서 시청자들은 조마조마했다. 혹시 형수와 시동생이 막장 드라마를 찍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더해졌기 때문. 때문에 임수향이 지수에게 “내가 그 사람(하석진) 포기해도 너한테 가지는 않아”라고 강하게 말했을 때, 시청자들은 안도했다.

물론 형보다 예지 선생을 먼저 짝사랑한 지수(서환)도 연기가 점점 섬세해지고 있어, 몰입도를 올려주고 있다.

극중 임수향은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 엄마(김미경)의 딸이라는 비극적 운명을 덮어쓰고 자랐다. 빌런인 고모 오지영(신이) 밑에서 모진 고생을 하다, 고등학교 교생으로 새 출발을 하며 환, 진 형제를 만났다. 역경의 아이콘이자 이를 극복해내고야 말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캐릭터다.

이렇게 어려운 연기가 임수향에게 맡겨졌다. 그럼에도 임수향은 처연한 눈빛 연기와 감정연기로 캐릭터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해내고 있다. '내 이름은 강남미인'(2018)의 소심한 강미래 연기 이후 또 다른 발전이다. 그에게는 임성한 드라마(신기생뎐, 2011년)에 출연했을 때의 어색한 연기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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