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702020년 10월 어느날…연천을 거닐다
주먹도끼·외날찍개에 스톤서클까지 발견
미발굴 지역 많아 남북 공동발굴 협의중

지질공원 체류·체험 ‘지오테인먼트’ 론칭
주상절리·좌상바위 탐방 ‘카약 무료체험’
한탄강 협곡 잇는 출렁다리·트레킹코스
어도생태공원·태풍전망대 등 상징유적도
한민족 원류 가장 긴 ‘웜홀 시간여행’
고구려 유적인 연천 ‘호로고루성’
좌상바위 인근에서 출발하는 연천 ‘카약탐방’.
연천의 민관이 개발한 체험여행 ‘활쏘기 게임’.
전곡선사유적지 ‘석기시대 가옥’
연천 ‘재인폭포'
구석기 시대를 형상화한 ‘연천시내 진입관문’

한민족 문명의 원류, 연천은 현재 702,020년이다.

요즘 ‘앨리스’, ‘18어게인’, ‘더 킹-영원한군주’, ‘나인’ 등 시간여행 드라마가 참 많은데, ‘연천’은 가장 길고 파란만장한 웜홀이다.

지구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70만년전 인류 작업공간이 발견되고, 고구려 유적 부터 21세기 통일희망 트레킹길까지 보유한 연천은 ‘호모 연천에렉투스 고기구워먹기’이벤트에 이어 최근 카약지질탐방 등 체험형 놀거리을 다채롭게 마련해 힐링 시간여행의 중심지를 자부한다.

▶주먹도끼, 찍개 이어 70만년전 ‘스톤서클’ 발견=1998년 8월, 연천 임진강변 원당리에서 정교한 구석기 도구 외날찍개 50여점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는 이미 1978년 동양 최초로 발견된 주먹도끼를 비롯해 우수한 석기를 사용한 시점이 최소한 50만년전이라는 증거이다. 이들 모두 ‘똑똑한 도구는 서양에만 있었다’는 기존의 동양 비하적 학설을 뒤집는 대발견이었고 동양인 모두가 환호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외날찍개가 발견된 아래 지층에서, 175만년전 동북아프리카 것과 같은 모양새의 공동작업 공간 ‘스톤 서클(stone circle)’이 발견된 것이다. 물증 만을 근거로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발굴팀은 70만년전의 것으로 예측했다. 남북공동조사, 군사지역 확인 등을 통해 새로운 자취가 발굴될 경우 어떤 놀라운 기록이 새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수도권전철 1호선 소요산역에서 내려 기다리던 버스로 30여분 가면 도착하는 연천에는 현재 미발굴 지역이 너무도 많다. 문화재청과 연천군은 국방부와 군사보호구역에 대한 제한적·일시적·단계적 발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네스코 2관왕, 연천의 지오테인먼트 끼부림=똑똑한 동양인을 확인해준 성지이자 한반도 인류 문명의 시원(始原), 연천 등 한탄강 일대는 지난 7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연천 임진강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연천의 자연과 문명은 제주와 똑같이 유네스코 2관왕이다.

연천의 민관은 이 자랑스러운 유적과 신비스런 지질을 온국민이 보다 정밀하게 탐방하고 즐길 수 있는 ‘지오테인먼트(Geo-tainment)’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질공원을 테마로 한 체류형, 체험형, 기념품, 테마음식 등이다.

연천군과 백학저수지협동조합이 공동 진행하는 카약 무료 체험은 임진강 주상절리 및 좌상바위의 절경을 카약 타고 정밀 탐방하는 것으로 오는 16일·17일·18일·24일·25일, 하루 3회(11시·13시·15시 회당 20명) 진행된다.

연천에서만 독특하게 나타나는 가수 인순이 탄생지 백의리 지층에서 아우라지 베개용암까지 이어지는 ‘지질명소 힐링 트레킹’에는 해설사가 동행한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의 지질명소 전문 투어상품인 ‘연천지오파크투어’와 ‘드라이브스루 투어’ 코스도 개발됐다.

▶출렁다리, 갈대밭 데크까지 재인폭포 공원화 마무리=너른나무, 다빈치공방, 락도요 등에서는 구석기 컨셉트의 다양한 생활도구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산채’는 선사-고대의 놀이체험을 만들었으며, ‘연강술술 효연재’는 전통 기법을 기반으로 신구퓨전 음식을 개발하는 등 선사·역사 기반 상품들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캠핑 버스킹, 연천석예원의 식물 체험 등도 거리두기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지질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겸비한 대표적인 탐방명소 재인폭포는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 아래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와 에메랄드빛 소가 빚어내는 색의 조화가 아름다워 제주 천지연폭포와 비교되곤 한다. 연천군은 8개월간의 작업을 끝내고 이달 중순 까지 재인폭포 공원화 사업을 마무리한다. 한탄강 협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트레킹코스와 관찰데크로드, 갈대숲, 나무로 만든 통일열차와 트럭 등으로 꾸며진다. 연천의 중심교차로 구석기사거리를 중심으로 ‘구석기~고구려~고려~조선~분단과 통일추진 시대’ 유적들이 연결돼 있다.

지금의 지형을 만든 신생대4기 화산폭발은 북측 평강군 오리산에서 시작돼 남북을 걸쳐 다양한 용암지질을 형성했기 때문에, 남북 대화의 고리로 만드려는 움직임도 있다. 연천군은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의 중재로 북측과 다양한 학술접촉을 꾀하는 상황이다.

▶고구려시대에서 분단극복기까지 유적탐방=연천에는 고대국가 형성이후 유적도 차곡차곡 남아 있는데, 요즘 젊은층의 인생샷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는 호로고루성, 개성과 양주를 연결하는 군사요충지 당포성, 한탄강과 차탄선이 합류하는 지점의 은대리성 등 고구려 3대성이 대표적이다.

고려의 종묘 숭의전, 조선조 시인과 묵객의 흔적, 군남댐 두루미 테마파크, 어도 생태공원, 통일 염원 평화누리길, 태풍전망대, 고대산 자연휴양림, 역고드름 터널, 은대리 물거미 서식지 등 다양한 자연·역사·문화·정치군사 상징 유적들도 있다.

파란만장 지질이 빚어낸 절경은 시화의 단골 배경이었다. 연강임술첩은 겸제 정선 그림에 경기도 관찰사 홍경보-연천현감 신유한의 글로 꾸몄는데, 우화정자·웅연나루 일대 절경을 그린 ‘우화등선’, ‘웅연계람’은 겸제의 금강산전도, 인왕제색도의 뒤를 잇는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권력자, 화가, 묵객은 연천에서 뱃놀이를 즐겼다. 이번 카약 탐사는 현대인의 중세여행도 겸한다.

특히 조선의 문신이자 예언가, 사상의 중심인물이던 미수 허목은 고향인 연천으로 낙향해 인문학 풍류 재능나눔으로 여행을 보내면서 사시사철, 하루24시간 매순간 아름답다는 ‘(연천) 숲 속에 살면서 흥을 풀다’라는 걸작시를 남기기도 했다.

임진강 장어는 고려부터 왕실 진상품이었다. 연천의 강에는 천연기념물 190호인 황쏘가리와 259호인 어름치를 비롯해 희귀어종 19종 등 청정 수역에서만 산다는 60여종의 민물고기들이 있다. 인구 4만명에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연천에서 가장 먼 거리두기, 타임머신 여행은 머리, 눈, 가슴, 손끝, 발끝, 혀끝 까지 만족시킨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