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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상장사 3분기 실적개선, 정부 공치사가 벌써 걱정

18일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증시 상장법인 실적 분석 결과는 명백한 ‘경영호전’이다. 코로나19의 엄혹한 경영 상황에서 거둔 어닝 서프라이즈다. 실적 대반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분기 전체 매출액은 503조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7조8491억원 늘어 36조4475억원이 됐고 세금과 각종 비용을 뺀 순이익은 7조8899억원 증가한 25조6285억원이나 됐다. 각각 증가율이 무려 27.5%, 44.5%나 된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1%, 48% 감소했고 2분기에도 17%, 19%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경영실적 개선이다. 덕분에 올해 9월까지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79%, 9.44% 한 자릿수 감소에 머물렀다. 코스닥 상장사들도 흐름은 비슷하다.

실적개선의 요인은 국내외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 하반기 들어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봉쇄를 풀고 경제정상화에 나서면서 수출에 온기가 돈 영향이 크다. 비대면 경제활동의 일상화가 어느 정도 자리잡은 국내 사정도 한몫을 했다.

이제 4분기 결과에 따라 적어도 상장사들은 플러스 실적의 희망도 품을 수 있게 됐다. 꼭 기저효과 때문만은 아니다. 내용에 근거가 충분하다. 상장사 전체 이익 지표를 좌지우지하는 삼성전자를 빼고 봐도 실적개선의 흐름은 뚜렷하다. 나머지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15.7%, 42.1% 증가했다. 비대면, 바이오 업종은 그렇다 쳐도 코로나19 충격이 극심했던 쇼핑·자동차·철강 업종에서도 실적 개선 폭이 크다.

물론 악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연일 확진자 최고기록을 경신할 만큼 심각한 최근의 코로나19 글로벌 재확산은 가장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그건 수출 위주의 경제가 지닌 숙명이다. 기업은 확실한 생존능력을 실적으로 보여줬다. 뉴 노멀시대 적응에 사활을 건 악전고투가 빛을 발했다. 기업들은 재택근무로도 차질없는 업무진행 능력을 갖추게 됐고 부서의 층별 분산 배치로 확진자 발생 시 후폭풍을 최소화했다. 삼성과 현대차, SK, LG의 총수들은 연일 해외로 날아가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 바쁜 와중에 국내에서 서로 만나 상생 방안을 논의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문제는 정부다. 기업의 실적개선에 정부 역할을 공치사하며 요구를 더 남발할까 벌써 걱정이다. 안 그래도 규제는 규제대로 만들면서 준조세 부담만 키우고 투자와 고용창출을 윽박지르던 정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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