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정치력 겸비한 ‘일본통’ 강창일 새 주일대사에 거는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주일대사로 강창일 전 의원을 내정한 것은 적절한 인사라 할 만하다. 강 대사 내정자는 자타가 인정하는 일본통이다. 일본 도쿄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17대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을 한 중진 정치인 출신이다. 의원 시절에는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회장을 지내 일본 정치권과 쌓아온 인맥의 폭도 넓다.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를 언급할 수 있는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한일관계에 새 돌파구를 찾기에는 그만한 적임자도 드물 것이다. 어떻게든 얼어붙은 한일관계의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느껴진다.

양국 관계의 실타래를 풀기는 지금이 그나마 좋은 기회다. 아베 정권의 기조를 이어받고 있다고는 하나 스가 요시히데 내각 출범은 그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때마침 내년 1월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다. 이 역시 한일관계를 풀어가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전통적 외교정책으로 되돌아갈 공산이 크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이 지역 내 핵심 동맹들이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으로선 바이든 정부 출범 전에 한일 관계를 어느 정도 개선해 놓을 필요가 있다. 일본 대사의 전격 교체는 물론 박지원 국정원장이 최근 일본을 방문하는 등 일련의 유화책은 이러한 맥락인 셈이다.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양국 간 관계 개선의 출구 찾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징용배상 판결을 둘러싸고 급격히 악화된 한일관계는 보복과 대응조치가 반복되며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일본은 노골적인 수출 규제로 우리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고, 한국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이 정지된 지도 1년이 됐지만 갈등국면을 타개할 징후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꼬일 대로 꼬인 관계를 풀기 위해 현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력이다. 두 나라 사이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징용배상 문제가 특히 그렇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당시 일괄타결됐다는 일본 측 주장과 개인 배상 요구는 가능하다는 한국 법원의 판결은 실무적 협의로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양국 간 정상회담 등을 통해 포괄적인 타결이 돼야 한다. 그 바탕을 깔아야 하는 게 주일 대사의 역할이다. 양국관계가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있을 수는 없다. 일본을 잘 아는 데다 정치력과 협상력을 고루 갖춘 강 대사 내정자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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