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秋-尹 동반퇴진 좋으나 사태 주도 추 장관 책임 더 크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추 장관의 일방적인 ‘윤 총장 몰아붙이기’가 법원과 법무부 감찰위의 제지로 급제동이 걸리면서 상황이 돌변한 것이다. 법원이 1일 내린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효력정지 판결이 그 결정적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는 사실상 해임과 같은 것으로, 임기제를 정한 법령의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한 마디로 검찰의 중립성을 해치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추 장관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들었던 ‘검찰 개혁’과 정면으로 상충된다. 사태를 주도해온 추 장관은 물론 여권의 입지는 극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법무부 감찰위원회도 이날 만장일치로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및 징계 청구가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추 장관으로선 당장 절차적 정당성에 치명적 상처를 입게 됐다. 그나마 추 장관이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했던 징계위원회 징계 절차도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징계위원이자 추 장관을 대신해 위원장을 맡아야 할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징계위에 참석할 수 없다며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징계위를 일단 4일로 연기하며 한숨 돌리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게 없어 보인다. 그야말로 사면초가가 따로 없는 모습이다.

법원과 감찰위의 이 같은 결정은 추 장관을 넘어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부담으로 남고 말았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에게 주어진 권한 내의 사안’이란 이유로 한 걸음 물러서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켜만 볼 수 없게 됐다. 시간을 끌수록 상황은 더 악화되고 이는 고스란히 국정운영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상식과 순리에 맞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여권 일각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 사퇴를 논의하는 모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문 대통령이 잇달아 추 장관을 면담한 것도 그 일환인 듯하다. 법원과 감찰위 결정으로 출구 전략이 다급한 여권으로선 충분히 검토할 만한 카드다.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갈등을 봉합할 명분도 된다.

그렇더라도 그 선후는 분명해야 한다. 동반 퇴진이라도 ‘선(先) 추 장관, 후(後) 윤 총장’ 순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 1차 책임은 추 장관에게 있다. 그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을 해임하는 것이 먼저다. 그 이후 윤 총장도 본인에 대한 명예는 충분히 회복된 만큼 국정의 안정이라는 대의 차원에서 거취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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