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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윤 갈등에 지지층도 지쳤다, 文·민주 지지율 동반급락
문재인 대통령[연합]

[헤럴드경제=최정호·이현정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무너뜨렸다. 윤 총장을 몰아내기 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시도가 가로막히고, 이 사이 부동산 관련 쏟아지는 실언과 코로나19 3차 확산까지 겹치면서 누적된 불만이 일시에 터진 것이다.

6일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6.4%포인트 하락한 37.4%를 기록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조국 사태가 뜨거웠던 지난해 10월 2주차에서 기록했던 41.4%보다도 낮아진 것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40%를 지탱했던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졌다”고 이번 조사 결과를 요약했다. 배 위원은 “40%라는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진 것은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누적된 부동산 문제에 더해지며 일시에 터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집권 여당의 지지층 이탈이 뼈아팠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긍정 평가가 13.9%포인트 내려갔다. 성별로는 여성의 하락폭이 9.1%포인트로 남성 3.6%포인트보다 두드러졌다. 이념성향별로도 진보층에서 7.8%포인트가 내려가며 중도층 5.5%포인트보다 큰 이탈세를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은 대통령 지지율인 43.3%를 기록하고, 여당인 민주당이 야당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역전당했던 8월13일 같은 여론조사 결과와도 다소 다른 모습이다. 당시에는 부동산 폭등 문제가 불거지며 약세를 보였지만, 전통적 지지층이 뭉치며 심리적 저항선인 대통령 지지율 40% 방어에 성공했다.

배 위원은 “이번 하락은 중도층보다는 진보층의 변화가 이끌었다”며 “실제로 지난 한 열흘정도 추·윤갈등이 이어지면서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탈이 더 심했다는게 이번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조국·부동산 사태 등이 불거졌을 때 진중권, 서민 교수 등 여권 내 갈등 수준이였다면, 이번 추·윤 갈등은 진보와 보수, 여야의 전면전으로 일이 커지며 민주당 지지층이 동요했다는 말이다.

대통령 지지율의 급락은 내년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둔 여당인 민주당에도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전체적인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한 주만에 5.2%포인트나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8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재보궐 선거 지역인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8.4%로 국민의힘 32.4%와 큰 격차를 보였다. 또 가덕도 신공항을 통해 반격을 노렸던 부산(울산·경남 포함)에서도 22.2%로 국민의힘 38.5%와 16%포인트가 넘게 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에서는 경고와 일시적인 반응이라는 희망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정치 인생에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추·윤 갈등이 계속되면서 민심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당청이 수습한다면 그래도 핵심 지지층이 있는 만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추·윤 갈등에서 절차상 문제를 챙기지 못해 법원 판결이 나며 지지층이 화가 난 것”이라며 “검경 수사권 분리나 공수처 문제가 처리된다면 지지율도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집권 후반기 ‘지지율 하락-국정 장악력 약화’라는 덧을 문 대통령과 민주당도 피하지 못했다는 반성과 질책도 나왔다. 또 다른 민주당의 지도부 인사는 “4년차인 만큼 내려갈 수 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며 “심기일전하고 국면전환도 해야 한다”고 고강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도 “국민들이 추·윤 싸움에 옳고 그름을 떠나 지치기 시작한 것”이라며 “갑의 위치인 정부가 윤 총장에 대해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국민 다수가 민주당에 등을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지난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8명에게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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