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재난지원금, 전 국민 아닌 피해계층 집중 지원이라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또 지급하자는 여권 내 움직임이 전방위적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고, 일부 의원이 시차를 두고 가세하며 논의를 키우는 형국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역화폐로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정부와 국회에 보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필요하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부와 여당이 작정한 듯 한목소리로 새해 벽두부터 거세게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코로나로 어려워진 자영업자를 돕고, 소비진작을 통한 경제회복이라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취지는 누구도 부인키 어렵다. 하지만 재정적 고려는 제쳐두고라도 여러 면에서 적절한 정책이 못 된다. 우선 효율성의 문제다.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에 비해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KDI가 최근 지난봄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분석했더니 “전체 투입 예산에 비해 소비증대 효과가 약 30%에 머물렀다”고 결과를 내놓았다. 나머지 70%는 빚을 갚거나 저축한 것으로 추정했는데 정부지원금 비소비심리는 한국만의 현상도 아니다. 대만과 미국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시기적으로도 좋아보이지 않는다. 오는 4월 서울과 부산에서는 시장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이를 겨냥한 정부와 여당의 군불 때기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이 지급됐고, 실제 일정 부분 효과도 있었다. 여야가 4월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본격 거론되면 정치적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상공인이 겪는 어려움은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이들에게 3차 재난지원금이 곧 지급될 예정이다. 많게는 300만원이 나간다고 하지만 이런 정도로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오죽하면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연장되면서 일부 헬스장 업주가 대놓고 다시 문을 여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이겠는가. 형평성 문제라지만 절박한 생존의 몸짓이다. 그나마 재정에 여력이 있다면 전 국민이 아닌 피해가 큰 계층을 선별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KDI도 생존 위협에 몰린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에 국한해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전 국민 대상 지원이 정말 필요한 때인지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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