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민주주의 짓밟은 트럼피즘 반면교사로 삼아야

미국 의회가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공식 확정했다. 그동안은 형식적으로 여겨져온 의회의 대통령 인증과정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동으로 피로 얼룩지고 말았다. 의회 인증 하루 전날까지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지지자들에게 의회로 가라고 목소리를 높인 트럼프의 선동정치는 폭력 시위대가 미 의사당에 난입해 4시간 동안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 국민을 대표하는 민주주의의 전당인 의회가 ‘나만 옳다’고 믿는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폭력적으로 점령당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4명이 숨졌다. 과거 내정이 불안하거나 독재가 판치는 국가에서나 볼 수 있던 정치적 폭력 사태가 세계 민주주의의 심장이라는 워싱턴 의사당에서 벌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바이든 당선 확정 직후 성명을 내고 “선거 결과에 대해 완전히 반대하고 팩트는 나를 지지하지만 1월 20일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 난동 사태에 국내외의 비난이 들끓자 마지못해 권좌에서 내려오겠다고 한 것이다. 이로써 60여일에 걸친 트럼프의 대선 불복 행보도 막을 내렸다. 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이 제기해온 부정 선거 의혹과 관련한 법적 싸움 내려놓지 않겠다고 해 불복정치는 여전히 후폭풍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임기가 10여일 남은 상황이지만 미국 민주당은 현 행정부에 해임 절차를 압박하고 있고 불응하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공세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처럼 공동체보다 특정 진영과 계층의 이익을 앞세운 선동 정치인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충격적 방식으로 보여줬다. 트럼프는 자유무역과 세계화, 그리고 산업재편으로 일자리를 위협받는 러스트벨트(낙후된 공업지대) 노동자, 이민 유입으로 자신들의 몫을 빼앗기고 있다는 불만을 가진 저소득 백인들의 분노와 상실감을 자극해 집권에 성공했다. 대외적으로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주판알 튕기기에 몰두했다. 지지자들은 리얼리티 쇼처럼 현란한 언행으로 자신들을 위해 싸우는 트럼프의 활약상에 열광했다. 트럼프 팬덤이 형성된 배경이다. 자신의 지지자만 바라보는 트럼프의 팬덤 정치는 극도의 국민분열을 낳아 나라를 두 동강 나게 했다.

트럼피즘 폐해는 진영 간 대립이 첨예화한 우리 정치권도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임기를 1년여 남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인사회에서 ‘새해는 통합의 해’라고 한 것은 다행스럽다. 이제 적폐청산을 마무리하고 통합을 위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그 첫 단추는 전직 두 대통령의 사면을 매끄럽게 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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