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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켓 무기 ‘대신기전’ 개발…개화운동 선구자 반남박씨
박강 등 걸출한 후손 배출
반남박씨 부솔공파의 소박하고 정갈한 종중사무소

조선의 로켓 무기인 ‘대신기전(大神機箭)’은 동아시아 최고 무기로 여진족을 제압하는데 활용됐지만, 당시 조-명 간 외교문제가 될 정도로 강대국인 명나라 조차 두려워하던 것이었다. 대신기전은 길이 5.6m, 무게 4~5㎏, 비행거리 약 1㎞인 세계 최초 2단형 로켓이다.

2012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대신기전을 박강(?~1460)이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남도 명문가 반남(나주)박씨 가문에서 난 박강은 대신기전 개발에 성공한 1445년 무기체계를 연구개발, 관리하는 군기감 책임자인 당상관 군기감정이었다.

개발한지 2년뒤, 4군6진 지역에 소,중,대신기전과 대신기전을 개량한 산화신기전 2만4930기가 배치됐다.

후대 임금들이 명의 눈치를 보느라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지만, 병기도설이라는 책에 상세 제작자료가 남아, 현대에 들어 복원후 검증발사가 여러차례 이뤄졌고, 영화로도 제작됐다. 신기전 기술을 기반으로 자주국방을 공고히 했더라면, 16~20세기 역사적 불행은 없었을 것이다.

신라를 건국한 박혁거세왕의 후손 박응주(1204~?)가 고려 때 반남호장을 지내며 반남박씨 시조가 되었다. 6세 박은은 아버지 박상충이 고려말 정몽주, 이색 등과 얽혀 유배됐다 사망한뒤 자수성가로 역경을 헤쳐나가던 중 태종의 신임을 얻어 반남군에 책봉됐고, 좌의정까지 올랐다. 박강은 7세손인데, 세종~세조 때까지 국방 분야에 공을 세우며, 황해도절제사에 오르고 금천군에 봉해졌다.

필법이 굳세고 아름다우며 결구가 정밀한 송설체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9세 박용은 박강의 손자로, 인종을 사위로 삼으면서 금성부원군(인성왕후의 아버지)에 올랐다.

여러 갈래 분파 과정이 진행된 가운데, 13세 박동윤(1561~1593)은 세자부솔(왕세자 호위 관직)을 역임한뒤, 부솔공파 종가를 열고 영암에 새 터를 잡았다.

반남박씨 다른 파로는, 좌의정까지 올랐던 15세 박세채(1631~1695)가 조선 예학에 정통하여 ‘육례의집’ 등 저술을 남겨 동국 18현으로 문묘에 배향됐다. 박지원(1737~1805)은 ‘열하일기’를 지은 실학파의 거두이고 박영효(1861~1939)는 개화당을 조직하고 태극기를 처음 사용했다.

대제학, 좌의정에 오르며, 개화운동의 선구자가 된 박규수(1807~1877), 한국 의사1호 박계양, 연극인 1호 박승희도 모두 반남박씨이다.

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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