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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옐런 “50년물 장기국채 발행 다시 검토”
재무장관 상원 청문회서 언급
낮은 이자비용 재정조달 장점
수요 적어 3년전엔 무산 경험
올해 코로나 극복 상황이 변수

재닛 옐런 미국 신임 재무장관 지명자가 국채 50년물 발행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천문학적인 정부 부채부담을 줄이면서 대규모 경기부양 자금을 조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금융권의 반대로 좌절됐지만, 코로나19 특수상황인데다 ‘블루웨이브’ 상황이란 점에서 예전 보다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옐런 지명자는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50년 만기 국채를 포함한 장기 채권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금리가 매우 낮을 때 장기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장기 채권 발행에 대한 시장 반응을 검토해본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50년 만기 국채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조사해보겠다는 취지다.

옐런의 발언 이후 미국 국채 5년물과 30년물 금리 차이는 일일 최고치인 140bp(1bp=0.01%포인트)에 달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국채 최장기물은 30년물이다. 50년물이나 100년물을 내놓으면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만큼 상환 부담도 늦출 수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0.00∼0.25%로 최소 2023년까지 현 제로 금리가 유지될 전망이다.

또 부채의 만기를 늘릴 수록 금리 상승에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 미국 국채의 평균 만기는 5~6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년보다 짧다. 이미 캐나다, 멕시코, 벨기에, 아일랜드 등이 만기 50~100년 사이의 초장기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6년부터 5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미국 정부부채는 7조달러에서 21조6000억달러(2경3800조원)로 무려 3배나 늘었다. 하루 이자 비용만 10억달러에 달하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새 행정부는 확장 재정에 더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이미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발표했고, 그린에너지 투자에 초점을 둔 2차 경기부양안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부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초장기물 국채가 검토되는 셈이다.

옐런 지명자가 30년 이상 초장기 채권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드러냈지만 관건은 수요다.프랑스계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의 금리 전략 책임자인 스바드라 라자파는 “미국은 이미 여러 차례 수요 조사를 했지만 번번히 50년물 채권을 매수하려는 이가 적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미 2016년 장관 내정 직후부터 초장기 국채 발행을 검토했지만 지속적이고 충분한 수요가 확인되지 않아 발행 계획을 철회했었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초장기물에 투자하려는 시장 수요가 늘어나긴 어렵다”며 “몇 년 후 경기가 안정화되고 금리가 고점을 형성한 후 시도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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