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기 연예톡톡]‘싱어게인’의 존재가치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크게 늘어났다. 트로트 오디션 예능은 너무 많다. 급기야 TV조선이 자사의 트로트 예능 포맷을 표절했다며 MBN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트로트 예능이 늘어나면서 피로도가 생겼다는 기사들이 나오지만 제작자 입장에서 보면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대중문화란 히트 공식이 한번 나오면 물이 빠질 때까지 써먹는 것이다. 시청률 10%가 넘는 트로트 예능이 여전히 존재한다면 아직은 더 공략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다. ‘퍼스트 무버’가 되기 어렵다면 ‘트렌드 팔로우’라도 되어야 하니까.

하지만 새롭게 변화한 환경만은 제작자들이 꼭 알아둬야 한다. ‘슈퍼스타K’와 ‘나가수’ 등 초기 오디션 예능 시절에는 출연자가 얼마나 실력이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허각 등과 같은 실력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스토리를 제시하면 ‘발굴’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의의를 살릴 수 있었다.

지금은 새로운 실력자들이 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음악 예능이 쏟아지고 있다. 출연자의 실력에만 의지하기 힘들어졌다. 이제 만드는 사람의 기획과 연출 방향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 점에서 볼때 JTBC ‘싱어게인’은 단연 돋보인다. ‘슈가맨’을 연출했던 윤현준(CP)팀의 발군의 실력이 빛을 발한다.

장르라는 구획을 넘어서는 절묘한 구획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슈퍼밴드(밴드), 쇼미더머니(힙합), K팝스타(아이돌), 팬텀싱어(크로스오버) 포커스(포크) 등 장르를 표방하는 음악예능과 달리, ‘다시 부른다’는 슬로건 아래 갖가지 음악을 하나로 묶을 수 있게 만들었다.

‘슈퍼스타K’ ‘K팝스타’ 팬들도 재밌게 볼 수 있고 ‘슈가맨’ 팬도 볼 수 있다. 장르 오디션에서는 심사기준이 엇비슷하지만 ‘싱어게인’에서는 심사위원의 성분, 취향, 세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 ‘탑밴드’의 김종진과 K팝스타 유희열의 공존이 가능해진다. 나이든 심사위원(이선희 김종진)이 “올드하다”고 해도, 젊은 심사위원(규현 선미 이해리)이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옛날 것인데도 젊은 친구들은 좋아하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시니어 심사위원들이 주니어 심사위원들의 다른 반응에 대해 "아, 그래" "그럴 수 있겠네"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주니어 심사위원들이 주눅들지 않고 반론도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다. 이는 '다름'을 '표출'하면서도 '합'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심사의 브릿지 역할을 하는 김이나나, 종합적 해석을 하며 어디서나 한몫하는 유희열의 심사도 귀기울일만 하다. 긴장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MC 이승기와 심사위원 규현의 티키타카는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기다려진다.

‘싱어게인’에서는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하기 보다는 참가자 스타일에 대한 의미 부여와 함께 출연자들의 색깔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참가자들의 매력을 찾아내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기 위해 어떻게 했으면 하는 조언을 곁들인다. 여기서 30호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그의 애매함은 이제 극강점이 됐다.

오직 가창에 집중하게 만든 연어장인(20호), 그루브가 좋은 찐무명 63호, 포효의 멋을 알게해준 헤비메탈 가수 29호, 퍼포먼스 보다 가창이 더 좋은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의 11호, 편안한 음색에 안정적인 포크 느낌이 나는 26호 등도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이 한껏 살아났다.

물론 과찬과 지나친 의미부여가 간혹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싱어게인’으로 인해 쇼를 보는 관점이 더욱 다양해졌다. “이 친구는 이래서 재미있고, 저 친구는 저런 매력이 있다. 보는 맛이 다 다르다”면서 매력을 살려내 화제성과 대중성을 함께 잡은 ‘싱어게인’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팩트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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