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머니]BNT·화이자 “백신공급 줄이겠다”…EU 강력 반발
“한 병당 6~7회 가능”
“실제로는 5회만 사용”
특수주사기 필요성 ↑
미국 제약사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백신 공급량을 두고 유럽연합과 미국 제약사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당초 백신 한 병당 5회분 접종이 가능했다. 하지만 실제론 최대 6~7회 분량까지 들어있었다. 일반적으로 제약사들은 약을 주사기로 옮길 때 쏟거나 흘릴 가능성에 대비해 좀 더 많은 분량을 주입한다. 그런데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약병에는 추가 용량이 최소 1회분을 넘길 정도로 담겨있는 것이다.

공식 지침에 따르면 병당 접종분량 외 잔량은 모두 폐기해야 한다. 이미 상온 노출된 백신인 데다가 접종 분량을 늘리기 위해 각각 다른 병에 담긴 잔여분을 섞으면 백신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병원은 지침에 따라 병당 최소 1회분의 백신을 폐기해왔다. 그러자 현장 보건전문가 사이에서는 백신 공급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백신 잔여분을 버리는 건 낭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처럼 현장에서 불만이 빗발치자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달 초 백신 한병당 6회 접종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다만 1회 접종에 충분하지 않은 잔여분을 다른 병에서 나온 잔여분과 섞어 쓰는 것은 금지했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제7구의 한 백신 접종센터에서 94세 노인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됐다. 지침이 변경되자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당초 유럽에 공급하기로 했던 백신 바이알(vial·약물병) 공급량을 줄이고 나섰다. 이들은 바이알이 아닌 접종분량을 기준으로 계약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병당 접종 분량이 20% 늘어난 만큼 공급 바이알 규모를 줄여도 문제 없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백신 바이알에서 6회 접종분을 추출하기 위해선 특수 주사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접종량을 늘리긴 어렵다고 했다. 최소주사잔량(LSD) 기술을 이용해 주사 효율을 20% 높인 특수 주사기가 필요하지만 주사기 공급이 전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또 이대로라면 지난해 12월과 이달 초에 1차 접종한 사람들의 예방 접종 일정을 완료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21일의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접종하는 게 원칙이다.

함부르크의 보건부 장관인 멜라니 레온하드는 “이전까지 백신 30회 접종 분량에 대해 바이알 6병을 받았지만 이제는 겨우 5병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요양원 접종이 어려워지는 등 지역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분간 유럽 내 백신 공급량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화이자는 지난주부터 벨기에 공장의 설비 공사에 들어갔다. 생산 시설 업그레이드를 위한 차원이다.

이탈리아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화이자가 일방적으로 이탈리아에 대한 공급량을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이 줄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특별 위원인 도미니코 아쿠리는 “백신 공급량이 2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