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둘이서 대화 중 전한 허위사실, 명예훼손 아니다”
法, “발언 당시 친구 한 명만 있어 공연성 부정”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도 낮아”

그래픽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친구와 대화 도중 제3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전했어도, 해당 내용이 퍼질 가능성이 없다면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의 상고심에서 박씨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이를 청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대법원은 불특정 또는 다수가 해당 허위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 ‘공연성’과 허위사실이 더욱 퍼질 ‘전파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재판부는 박씨가 사건 당시 함께 있던 친구 여모 씨에게만 허위사실을 말하고, 여씨가 이를 전파할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 유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무실에서 이 사건 발언을 할 당시 여씨만 있었는데, 이는 공연성이 부정될 유력한 사정”이라며 “피고인이 여씨 앞에서 한 발언 경위와 내용 등을 보면 해당 발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과 여씨의 친밀 관계를 고려하면 비밀보장이 상당히 높은 정도로 기대되기 때문에, 공연성을 인정하려면 그러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4년 박씨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피해자 A씨에 대해 “신랑하고 이혼했는데, 아들이 하나가 장애인”이라고 친구 여씨에게 말했다. 또 그는 A씨와 사실혼 관계인 B씨에 대해서도 ‘B가 A에게 돈을 갖다주기 위해 가불을 요구한다’는 취지의 말도 함께 했다. A씨는 자신의 아들이 장애인이 아니고, B씨가 임금을 가불해 자신에게 가져다 준 것이 아니라며 박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박씨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 재판부도 박씨의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박씨의 발언이 고의가 아니었고, 발언 후 여씨와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등 큰 관심을 안 보여 전파 가능성과 공연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박씨의 벌금형을 파기하고 선고를 유예했다.

대법원. [헤럴드경제 DB]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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