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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주사 아닌 투자펀드 …SK㈜ 투자는 계속된다[株포트라이트]
사업지주사 넘어 투자형 지주사 표방…지난해부터 본격 결실
연말 바이오 신약 투자, 연초 1조원 수소사업 투자 단행
주가 연초 이후 30% 넘게 폭등
투자자 분기보고서 등 이사회 개최내역 주목해야
[연합]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연초 많은 화제주들이 쏟아집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대기업들이 해외 유수의 글로벌 기업과 손을 잡는다는 보도가 쏟아집닌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주인공이 된 재료들이 쏟아지며 지수의 변동성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핫하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는 종목을 꼽으라면 이 종목을 꼽고 싶습니다. 다름 아닌 SK㈜입니다. SK㈜는 이달 주간 상승률에서 3주 연속 플러스권입니다. 첫주에는 21%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이달 누적 상승률이 36%에 달합니다. SK㈜는 외관은 그룹의 지주사지만, 속을 파헤쳐보면 감히 투자펀드라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바이오, 모빌리티, 에너지, 2차전지 등 곳곳에 투자의 흔적을 남기고 있어서 입니다. 이 투자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보이자 시장이 환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SK(주)의 주가흐름
최태원의 특명 투자형 지주사…지주사 한계 스스로 파괴

통상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배당금과 상표권, 부동산 임대료 등으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래서 실적 부침이 덜하고, 계열사 가운데 큰 부침이 없다면 매년 안정적인 이익 구도를 유지합니다. 이를 순수지주사라 부르는데, 여기에 자체 사업을 유지한다면 사업지주사로도 분류됩니다. SK㈜는 사업지주사입니다. 배당과 상표권에 더해 SKC&C와의 합병을 통해 그룹 전체의 SI(시스템통합)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SK㈜는 한단계 더 진화해 나갑니다. SK㈜는 2015년 ‘투자형 지주회사’ 개념을 정립한 이후 매년 약 1조원을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해 왔습니다. 물론 이 개념의 정립에는 최태원 회장의 적극적인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SK㈜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흔히 핫하다는 미래 성장 산업들이 즐비합니다. 바이오·제약,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을 대표로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전 국민의 공모주 열풍을 불렀던 SK바이오팜의 상장은 대표 성공 사례로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플러그파워의 수소 충전기에 수소를 주입하는 모습. [SK제공]
연말 바이오 신약·연초 조단위 수소 투자…시장은 화답했다

SK㈜의 투자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SK㈜는 ‘질병 단백질 분해신약’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를 통해 바이오 사업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기존 합성신약에서 바이오 신약으로 확대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2200억원의 역대 최대 규모의 바이오 신약 투자를 결정한 SK㈜는 미국 로이반트와 항암·난치병 치료제 개발을 공동 추진하고 있습니다. 로이반트는 바이오 신약의 연구개발 역량과 함께 바이오신약의 신약 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인공지능(AI)과 디지털테크(DT) 기술 플랫폼을 지닌 회사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새롭게 진출한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은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 등으로 시장 잠재력이 높아 글로벌 제약사들도 경쟁적으로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곳입니다. SK는 투자가 결실을 맺는 오는 2025년 바이오업계의 대표 플랫폼 제약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투자로 SK㈜는 CMO(원료의약품 위탁생산)의 기대감도 높였습니다. SK㈜는 CMO 사업 시너지와 효율 극대화를 위해 지난해 한국, 미국, 유럽에 분산돼 있던 법인 3곳을 통합해 SK팜테코라는 신규법인을 설립한 바 있습니다. SK팜테코도 비상장 법인입니다. 향후 IPO(기업공개)가 점쳐집니다.

바이오 투자로 한 해를 마무리한 뒤, 새해에는 벽두부터 또 다른 대형 투자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SK㈜와 SK E&S는 지난 7일 글로벌 수소기업인 미국 플러그파워의 지분 9.9%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비상장 자회사 SK E&S와 각각 8,000억원을 출자해 약 1조6,000억원(15억달러)을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발표 당일 SK㈜의 주가는 8%가 넘게 급등했고, 플러그파워 또한 미국 증시에서 뜨거운 상승세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SK(주)의 이사회 활동 내용 [SK 분기보고서]
투자는 계속된다…이사회 개최 결과 등 주목해야

기사로 일일이 소개를 못할 정도로 SK㈜의 투자 분야는 여전히 방대합니다. 앞서 SK㈜는 2017년 미국 1위 개인간 카셰어링업체 ‘투로’에, 2018년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도 각각 투자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중국 1위 동박기업 와슨의 지분도 30%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안타증권의 황규원 연구원이 ‘중국 동박 1위 와슨(주)까지 가져온다면?!’이 보고서를 통해 이 지분이 SKC로 이전될 수 있다고 전망하자, 당일 SKC의 주가가 9%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SK㈜의 투자는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이론상으로는 아마 무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성장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스터디와, 이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결과로 증명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에서 SK㈜의 이사회 의사록을 주목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분기별로 공시되는 사업, 분기 보고서 등에는 ‘VI.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에 관한 사항’이 있습니다. 이사회의 권한과 구성, 활동 내용 등을 주주들에게 상세히 공개하는 자리입니다. 최 회장도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건 ‘이사회의 주요활동 내역’일 것입니다. 이곳에는 이사회에 보고되거나 의결되는 사안들이 정리돼 있습니다. 이사진들의 참석 여부와 찬반 여부도 표기됩니다. 최 회장님의 의중도 읽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10월27일의 이사회 내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Y社 지분 인수 입찰 참여’건에 대해 이사진 전원이 찬성을 했고, ‘G社와의 Partnership 구축을 위한 해외 Fund 참여’건이 보고됐습니다. 특히 보고안건은 향후 추진할 프로젝트를 이사회에 보고하는 항목이어서, 주목하는 게 좋습니다. 추후 정식적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식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9월23일 이사회에서는 ‘美 자율주행 Tech 회사 투자 건’이 보고안건으로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회사명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앞으로 어떤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을 지 투자자로서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라 할 수 있습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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