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 피해자 1억원 배상판결 확정…정부 "위안부 피해자 막을 권한 없어"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74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지난 8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 정부는 23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상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 "위안부 피해자들과 상의하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지만, 일본측 또한 스스로 표명했던 책임통감과 사죄·반성의 정신에 입각하여 피해자들의 명예·존엄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진정한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위안부 판결 관련 일본측 담화에 대한 입장'에서 이렇게 밝혔다.

정부는 "2015년 위안부 합의가 한일 양국 정부 간의 공식 합의임을 인정한다"면서 "동시에 피해 당사자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정부 간의 합의만으로 진정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부는 일본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추가적인 청구도 하지 않을 방침이나, 피해 당사자들의 문제 제기를 막을 권리나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승소한 판결에 따라 1인당 1억원씩 일본 정부에서 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피해자 측이 압류할 수 있는 일본 정부 재산을 찾아내 법원에 강제 처분을 신청하는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세계에서 유례없는 전시 여성의 인권 유린이자 보편적 인권 침해의 문제로서, 국제인권규범을 비롯한 국제법을 위반한 것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이날 일본 정부를 피고로 한 서울중앙지법의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이 확정된 직후 담화를 내고 "(이 판결은) 국제법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며 "즉각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재차 강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승소한 판결이 23일 확정됐다.

법원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항소 기한인 이날 0시까지 항소장을 내지 않아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 판결에 불복하는 당사자는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 항소할 수 있는데, 기한이 만료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8일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전날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소송 1심에서 패소한 것에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주권 국가가 다른 나라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국제법상 '국가면제'(주권면제) 원칙을 내세워 소송 과정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공시 송달'을 통해 소장을 송달한 것으로 간주해 변론 기일을 열어 사건을 심리했고, 이 사안이 국가 차원의 반인도적 범죄 행위라는 점에서 한국 법원에 재판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해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공시 송달이란 일반적인 방법으로 송달이 이뤄지지 않을 때 공개적으로 송달 사유를 게시하면 송달이 이뤄진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재판부는 판결문 역시 공시 송달했다.

판결이 확정됐으나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로부터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 정부가 자발적으로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피해자 측이 압류할 수 있는 일본 정부의 재산을 찾아내 법원에 강제 처분을 신청해야 한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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