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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딘 백신 보급에…선진국 경제 ‘골치아픈 출발’
저소득국가 백신 더 늦어져…
경제활동 지지부진 위축 지속
日·유럽·영국 등 ‘더블딥’ 우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의 일원이 ‘죽음의 사자’ 형상으로 분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로이터]

코로나19 탓에 성장판에 차질이 생긴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힘겨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진단이다. 코로나19 감염자 증가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백신 배분도 지연되면서다. 글로벌 성장 엔진 점화에 시간이 걸리고, 이전 전망 대비 활기를 띠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주요 10개 선진국 경제가 올해 골치 아픈 출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돼 있다. 작년 1월 8일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은 올해 1월 21일 현재 64.6으로 경제활동지수가 떨어졌다. 프랑스도 64.6으로 파악된다. 독일 59.9, 이탈리아 54.1 등이다. 작년의 침체를 만회하려면 생산·소득·고용 등이 확 치고 나가야 하는데 지지부진한 형국이다.

이 연구소의 톰 오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백신의 광범위한 배분을 앞두고 냉엄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정상 상태로 복귀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일본과 유럽연합, 영국은 ‘더블딥(이중침체)’이 예상된다. 경기가 반등하나 했더니 바이러스 확산 제어를 위한 제한 조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이 미국에선 희생자 증가세가 지속돼 소매부문 매출이 부진하고 고용이 지연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중국만 ‘V자’ 경기회복에 진입했다곤 하지만 중국인들은 당국이 일부 제한 조처를 할 수 있기에 경계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수조달러를 찍어냈고 정부가 재정으로 뒷받침했는데 경제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 실패한 셈이다.

관건은 백신인데 저소득 국가가 뒤쳐져 있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는 25일 개발도상국의 백신프로그램이 속도를 내는 데 지원하지 않으면 선진국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WHO는 저소득국가의 백신 보급 속도가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무역·공급망 붕괴 때문에 선진국은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에서 2조4000억달러의 손실을 입는다는 액수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닐센 유니크레딧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터널 끝의 빛이 있지만, 우리가 빠져 나가려면 길고 힘든 길이 앞에 있다”면서 “팬데믹이 세계의 일부를 공포에 떨게 하면, 정상은 어느 곳에서도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지도자도 25~29일 화상으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행사에서 이같은 불균형을 언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세계 경제의 출발이 불안하지만 완전히 비관적이진 않다. 주요국이 올해 중반까지 백신을 보급하고, 전염력 강한 변이 바이러스 위협도 없앨 수 있다는 가정에서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재정지원도 당분간 유지될 거란 예측도 있다. 숀 로체 S&P글로벌레이팅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쁠 것”이라며 “회복 경로에서 탈선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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