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더머니] 자영업자 ‘돈 퍼주기’에 국고채 금리 급등…경제 치명상 우려
100조 풀리면 인플레 초래
금리오르면 빚부담 더 커져
가계·기업 경제활동 위축돼
환율 올라 외인 이탈할 수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정부가 또다시 대규모 국채발행 의지를 드러내면서 채권금리가 급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이 구축효과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향후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yield)는 전날 연 1.006%에 장을 마치며 지난해 4월 29일(1.006%)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물은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780%로 지난 2019년 11월 18일(연 1.781%) 이후 1년 2개월 새 가장 높은 수치에 도달했다.

장기물 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상승 추세다. 금리 상승은 안전 자산인 국채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백신 보급과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채 대신 신흥국 주식 등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영향이다.

이미 상승세인데, 정부와 여당이 나랏 돈으로 자영업자 영업손실 보상에 나서기로 가속페달을 밟은 모양새가 됐다. 코로나19로 영업금지·조치로 손실을 본 자영업자들에게 피해를 보상하려면 총 100조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이 돈을 마련하려면 국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 이를 인수해 금리부담을 줄인다고 해도 통화량 증가에 따른 금리상승까지 막기는 어렵다.

가뜩이나 부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시중 금리가 오르면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져 가계는 소비를, 기업은 투자를 줄이는 구축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자영업자 살리려는 정부가 재정지출이 경제 전체에는 되레 독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100조원이 단기간에 풀린다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또 원화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손 위험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도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00조원의 자금이 시중에 풀리면 최대 10% 이상의 인플레이션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이에 따라 기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명목금리는 더 가파르게 올라 민간에서 화폐 사용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향후 국고채 시장의 변동성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국면에서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또 이번 공급 이슈가 지나더라도 경기 회복 관점에서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회복이 더딜 경우 재정 지원을 시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kwat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