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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승증시 소외된 은행…신흥국·테마 해외공모펀드로 ‘돌파구’
직접투자 사각지대 노려
국내 자산운용사와 협업
화이트라벨링 출시 확대
ESG·친환경 등 선점효과

증시의 상승불길이 뜨겁지만, 은행들은 ‘강 건너 불구경’이다. 개인들이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데다, 사모펀드 사태 이후 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시선도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돌파구’로 찾은 게 화이트라벨링(White labeling)이다. 화이트라벨링은 해외 우수 펀드를 발굴해 국내 운용사 브랜드를 이용해 상품화하는 펀드를 말한다. 직접 투자가 많은 국내증시와 미국 증시를 제외한 신흥국이나 원자재 등에 특화된 상품이 많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말 ‘삼성 에너지트랜지션 펀드’를 출시한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 기업이 주 투자대상으로 BNP파리바의 에너지 트랜지션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한다. 최근 1년 수익률이 무려 160%에 이른다.

이 상품은 펀드 기획단계부터 삼성자산운용과 SC제일은행이 머리를 맞댔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상품을 찾던 중 우수한 트랙레코드와 뚜렷한 테마를 가진 펀드를 화이트라벨링 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ESG 투자 수요와 친환경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양사가 협의해 기획하게 됐다”며 “2015~2016년도부터 약 20개 안팎으로 화이트라벨링 펀드가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해외상품 발굴에 나선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과거와 달리 해외 직접투자에 나서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차별화된 상품을 기획하려는 수요가 늘고있다. 이제 단독판매를 고집하기도 어렵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 판매가 활성화됐을땐 화이트라벨링 상품을 내더라도 한시동안 단독판매를 통해 선점효과를 누리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면서도 “최근에는 펀드 자체가 관심을 받지 못하다보니 펀드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단독판매에 욕심을 내지 않는 추세”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펀드 판매잔고는 지난해 말 97조원대를 기록했다. 2018년 9월 이후 100조원 밑으로 다시 떨어진 셈이다.

공모펀드 내에서도 역발상 운용을 택한 펀드도 은행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 판매 가판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피델리티아시아펀드가 대표적이다. 피델리티는 지난해 11월 알리바바를 처음으로 9% 가량 편입했다고 판매사에 알렸다. 편입 시점은 앤트그룹 상장이 불발된 때였다. 양호한 펀더멘털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자 매수하지 않고 있다가 조정을 기회삼아 대량 베팅에 나섰다는 게 운용사의 설명이다. 이를 눈여겨본 한 은행은 1분기 핵심 추천상품으로 이 펀드를 올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 판매가 까다로워진 만큼 운용의 묘가 있거나, 투자 테마가 뚜려한 핵심 상품 위주로 압축해 추천하는 것이 요새 은행권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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