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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연대 넘어 통합으로, ‘소부장 R&D 함께 달리기’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경기에서 개인전에 약한 선수들이 단체전에서 메달을 거머쥐는 것을 보면 “팀워크는 재능보다 강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이러한 팀 시너지는 개개인의 성과를 단순 합산하는 경기보다 여러 선수가 한팀으로 움직일 때 더 잘 보인다.

협업의 필요성은 비단 스포츠경기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소재부품 R&D는 관련부처 간 협업을 위해 예전부터 노력해왔다.

대표적인 협업 사례 중에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R&D 이어달리기’가 있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개발한 원천기술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이어받아 상용화로 연결시키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원천기술과 상용화라는 서로 다른 R&D 포지션을 보완할 수 있다.

소부장 분야에서 이어달리기 사업으로 2017년부터 총 12건의 과제가 수행됐다. 그러나 느슨한 연대가 바탕인 이어달리기 프로젝트는 성과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각 부처가 요구하는 기술 수준 사이에 격차가 존재하고, 수요처에 대한 고려 없이 사후 결과물만 연결하는 협업 방식은 시스템 작동에 애로사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개발된 원천기술을 상용화하는 데는 필요한 협력이겠지만 향후 개발이 필요한 미래 혁신 기술에는 보다 강한 통합에 바탕을 둔 ‘함께 달리기’가 필요하다.

이번에 공고한 ‘소부장 부처 협업 R&D 함께 달리기’는 과기정통부와 산업부, 중기부까지 3개 부처가 과제 기획부터 기술 개발까지 공동으로 추진하는 협력 프로젝트다. 신규 지원 예산은 총 351억원으로, 3개 부처의 소부장 R&D 수요를 중심으로 철저한 검증을 거쳐 과제를 기획했다. 각 부처는 기초부터 응용, 개발까지 이어지는 R&D 전 주기에 대한 밑그림부터 함께 그려 더욱 심도 있는 부처 간 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원천기술 공급과 상용 개발 수요 사이에 발생하는 불일치를 없애고 이음새 없는(Seamless) R&D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함께 달리기 시스템은 부처 간 분업 결과물을 단순히 연결(연대)하는 것을 넘어 기획과 개발을 함께하는 통합 패키지 협력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부장 R&D 사업화 성과를 확대하고 투자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과기정통부·중기부는 소부장 R&D 부문에 대한 통합적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동 예산, 통합 공고 등으로 칸막이를 계속 낮춰왔다. 여기에 부처별로 달랐던 R&D 규정과 관리 시스템도 곧 하나로 통합돼 실무자 사이에서 소통과 공유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부터 시행된 일본 수출 규제는 단순한 외교적 마찰이 아니라 소부장 산업에 대한 관심사가 높아지고 체계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소부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부처 협력을 넘어 민·관 차원의 상생 협력 R&D가 뒷받침돼야 한다. 함께 달리기는 이러한 협력 지향 기술생태계에서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정부 부처와 R&D 과제수행자, 국민 모두가 함께 달려나가는 데 가속도를 붙여주길 기대해본다.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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