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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더 나은 세상 위한 ‘선한 의지’ 실천에 나선 김범수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의장의 재산은 대략 잡아도 1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 가운데 절반이라고 하니 기부금액이 적어도 5조원은 된다는 얘기다. 전례가 없는 기부의 규모가 우선 놀랍다.

천문학적인 금액도 대단하지만 정작 주목해야 할 대목은 기부의 목적이다. 이는 김 의장이 카카오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 잘 나타난다. 그는 메시지에서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 이상 결심을 더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사회문제 해결’이 그 목적인 것이다.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기부 모델 제시도 신선한 충격이다.

해외에서도 IT기업 오너들이 기부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이 그 대표적 인물들이다. 김 의장의 기부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수년 전부터 사회문제 해결과 기업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카카오 출시 10주년을 맞아 “기업이 선한 의지를 갖는다면 확실히 더 나은 세상에 더 근접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회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조직은 기업”이라며 기업 방식의 사회문제 해결 의지도 내비쳤다. 그리고 그 실천에 나선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김 의장의 의지가 확인된 만큼 이제부터 관심은 실천과 방법론이다. 이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이행계획은 없는 듯하다. 김 의장은 “이제 고민을 시작할 단계”라고만 언급했다. 교육·빈부격차·기후변화 등에 대한 김 의장의 인식이 깊다고 하니 충분히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방안을 도출해내리라고 믿는다. 다만 그 결정이 카카오 임직원은 물론 사회 각계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치면 더 좋을 것이다. 기금 운용과 관리 또한 기업 소속 공익재단이 아니라야 본연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김 의장의 기부 발표는 코로나로 힘겨운 우리 사회에 큰 감동과 울림이 되고 있다. 나아가 그의 ‘선한 의지’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주춧돌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이를 통해 한국형 부자의 새로운 롤모델이 정립된다면 가진 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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