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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B칼럼]실패를 줄이기 위한 세가지 투자전략
방승아 한국씨티은행 투자자문부 포트폴리오 카운슬러
방승아 한국씨티은행 투자자문부 포트폴리오 카운슬러

최근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대단하다. 새해 들어 코스피는 지난 수년간 어렵게만 느껴졌던3000선을 돌파했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 또한 확산돼가고 있다. 지난 해 봄만 해도 주식시장은 한마디로 암울했다. 코로나19라는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이벤트로 일부 국가들은 경제봉쇄라는 사상 초유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고,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을 시장에 내던지다시피 했다. 그 결과 글로벌 주식시장은 불과 한 달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에 -30%가 넘는 엄청난 하락을 경험했다. 조정은 주식시장에 늘 존재함을 알고있다고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악몽이 아닐 수가 없었을 것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앞다투어 과거 주식시장의 폭락사태와 비교하기 시작했고,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들은 겁에 질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0년 글로벌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반전이 일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가파르게 하락했던 시장은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으로 인해 빠른 회복세를 보였는데, 이는 과거 주식시장이 약세장으로부터 다시 돌아서는 데 걸렸던 어떤 시기 보다도 빨랐다. 이처럼 2020년 1분기만해도 암울했던 주식시장이 상승 반전에 빠르게 성공한 반면, 여전히 글로벌 경기의 완전한 회복까지는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해 말 일부 국가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이 올해 더 많은 국가로 확대되면서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회복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또한 2021년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주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2021년 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는 원년이 되길 바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되며, 연초부터 상당히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는 늘 예상치 못한 이벤트들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기대가 크면 클수록 그 이벤트들로 인한 시장의 충격 또한 크다는 것을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지금의 좋은 투자 분위기도 언제 어떤 이벤트들이 생겨 갑자기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러한 예상치 못한 위험들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데 있다.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실패를 경험할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실패를 계속 반복하지 않고, 실패 가능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한 3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첫 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다. 변동성은 투자에서 수익률의 표준편차로 나타내며, 이 표준편차가 큰 자산을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자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큰 변동성은 장기 복리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연평균 수익률이 같은 0%라고 해도 첫 해 50% 수익을 내고 이듬 해에 -50% 손실이 나는 것 보다 첫 해 10% 수익을 내고 이듬 해에 -10% 손실이 나는 게 유리하다. 1000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2년 후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전자의 경우는 750원으로 -25%가 되며, 후자의 경우는 990원으로 -1%가 되기 때문이다. 또 손실 규모가 크면 클수록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수익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보자 50% 손실을 기록했다면 원금이 절반으로 줄어 50%가 아닌 100%의 수익을 내야 비로소 원금이 되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경험한 후 회복하기까지 걸리는 오랜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실패하기 일쑤다.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면, 투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이고, 향후 복리수익률의 개선 효과까지 가져 올 수 있어 그 만큼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마켓 타이밍을 하지 않는 것’이다. 누구나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팔고 싶기 때문에 아마도 마켓 타이밍만큼 투자에 있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유혹하는 것도 없을 것이며, 이것만큼 투자에 있어서 어려운 것 또한 없을 것이다. ‘마켓 타이밍 전략이 유효한가?’에 대해서 자산운용가인 데이비드 드레먼은 〈역발상 전략-성공하는 주식투자의 심리학〉에서 1929년이후 시장전략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부 추적해본 결과 77%가 투자 타이밍을 잘못 짚었음을 발견했다. 전문가들의 마켓 타이밍 전략 가운데 4분의 3은 결국 시장평균보다 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다. 매일매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주가의 등락에 지나치게 관심을 둘 필요는 없다. 주가의 변화에 관심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판단을 내리기 위한 더 많은 정보를 찾게 되는 게 투자자의 일반적인 심리이며, 투자 정보를 많이 찾으면 찾을수록 잘못된 정보를 취할 확률 또한 높아질 수 있고, 그로 인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그 만큼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매수 타이밍을 잡기 위한 투자자의 고민은 때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큰 기회 비용을 수반할 수도 있다. 2020년 한 해 동안 투자자가 S&P500에 투자하는 것을 가정해, 이 기간 중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단 2일을 놓쳤을 경우의 수익률과 1년 내내 투자하였을 경우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얼마나 큰 지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이 차이가 바로 기회 비용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다. 시간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가장 큰 핵심 요소로 투자를 할 때는 시간을 내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 더 멀리, 더 오랜 기간 투자를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바로 ‘시간’이라는 친구가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친구로 만들어야 할 시간을 가장 위험한 적으로 만드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친구가 가장 위험한 적으로 바뀌게 만드는 요인은 다름 아닌 투자자 자신의 조급한 마음이다.

투자에 대한 결과를 빨리 확인하고, 그 결실을 빨리 얻고자 하는 마음에 하루하루 주가의 등락에 일희일비하면서 기다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출을 받아서 투자를 하는 이른바 ‘빚투’가 더 위험한 이유다. 투자자로 하여금 기다릴 수 있게 하는 여유를 빼앗고 그 자리를 불안과 조급함으로 채워 넣기 때문이다. 1986년 12월 3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무려 1451%가 상승한 S&P500지수의 움직임을 통해 투자자의 주식 시장 관찰 빈도에 따른 상승 비율을 계산해 본 결과, 관찰 주기를 주(Week), 월(Month), 분기(Quarter), 반기(Half-Year), 연(Year) 단위로 늘렸을 경우, 주식 시장이 상승한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상승의 경험이 하락의 경험보다 훨씬 많아져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는 매일매일 주가를 관찰하는 사람보다 그 관찰 주기를 더 길게 잡는 투자자의 수익률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단기 시장 불안 요인이 발생 했을 때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보다는 오히려 이를 좋은 투자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용기일 것이다. 중도에 참지 못하는 성급한 판단이 리스크라면 리스크일 것이다.

2021년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경제 사이클에 따라 새로운 기회도 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를 괴롭히는 위험 요인 또한 분명히 있을 것이다. 실패를 줄이는 게 성공하는 투자로 나아갈 수 있는 길임을 잊지 않는 현명한 투자자가 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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