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재택근무 1년’…화요일 밤이면 전원을 끈다
구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9월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매주 화요일 밤은 전자기기를 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전날, 다음날 계획을 세운다. 업무 우선순위를 정한다. 모든 메일은 읽지 않아도 좋다. 정신건강 컨설팅·명상앱을 제공한다.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사무실 근무와 주 1~2일 재택근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유지한다.

미국 ‘IT공룡’ 구글이 지난 1년간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행한 노력들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구글의 로라 매이 마틴 프로덕티비티 총괄 책임자(Executive Productivity Officer)는 재택근무 1년간 구글이 실천해온 ‘일하는 방식 개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구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촉발된 지난해 3월 선도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당초 올해 1월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종료 시점을 7월로 바꾼 뒤 다시 9월까지 연장했다.

마틴은 재택근무를 처음 도입했을 당시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세계 각지의 직원들과 화상통화 등으로 일을 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준비는 돼 있었지만 갑작스런 큰 변화에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글의 로라 매이 마틴 프로덕티비티 총괄 책임자(Executive Productivity Officer) [구글 제공]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성원들의 재택근무 유형도 두개로 나뉘었다. “하루 종일 일한다“는 싱글 중심의 ‘마라톤 주자형’, 자녀 보육이 더해져 시간제약이 더 심해졌다는 ‘단거리 주자형’이 그것이다.

마틴은 “구성원들이 직면한 과제를 우선 이해해야 한다”며 “미팅 시간을 복수로 준비하는 등 각 직원들에 적합한 대안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위해서는 “전날, 다음날 계획을 미리 세우라”고 조언했다. 마틴은 “워크시트에 시간별 계획을 쓰고 업무의 우선 순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실제로 구성원들의 워크시트 활용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메일관리를 효율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틴은 “재택근무로 이메일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메일관리 강좌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메일을 모두 열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라며 “읽지 않은 메일이 1만 통이라는 표시를 보는 것만으로 체력 소모가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자동분류 기능을 사용해 수신함 편지를 줄이고, ‘수신거부’ 메일 등을 별도의 분류함에 정리하라”고 권했다.

재택근무로 ‘번아웃’을 느끼는 구성원들을 위해서는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재택근무의 피로감을 낮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매주 화요일을 ‘기술 없는 화요일 밤(No Tech Tuesday Night)’으로 정했다. 전자기기와 거리를 둬 가족과 시간을 보낼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마틴은 “기술 없는 화요일 밤의 자발적 참여가 늘고 있다”며 “정신건강을 위한 전문가 상담, 명상앱 등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로 팀원들이 눈 앞에 보이지 않아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율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은 이전부터 팀별로 분기 목표를 설정하고 공유해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를 각자에 맡겨왔다”면서 “자율성을 존중함으로써 만족감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택근무로 인해 각각의 구성원에 적합한 일하는 방식의 리듬이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이른바 9시~5시 근무를 고수하는 기업은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코로나19 백신접종의 확대로 사무실 근무가 재개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조사(재택근무 수월성, 과제, 사무실 근무 필요성 등)를 벌인 결과, 사무실 출근과 일주일에 1~2일 집에서 집중근무하는 ‘하이브리드 형식’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틴은 “우리는 협력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해 온 역사가 있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중요하며 자연 발생적인 대화가 큰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그간 화상 등을 통해 일부 재현할 수 있었지만, 실제 만나는 것과 비교하면 풍부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는 지적이다. 마틴은 “경영진도 직원들도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사무실 폐쇄나 축소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사무실의 역할이 바뀔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마틴은 “사무실이 불필요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가정에서 집중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 사무실공간이나 1인용 책상은 지금만큼은 필요 없게 된다”며 “다만, 오픈 스페이스나 간단한 협의를 위한 장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프라나 가구, 회의실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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