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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철수’ 변신도 ‘칠전팔기’…이번엔 진짜 변했나 [정치쫌!]
작심발언 이어가는 安, 존재감 부각
‘약점’ 평가받던 토론에서 이슈 띄워
그간 많은 변신…이번에는 다를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제가 어떤 점들을 잘못했는지 많이 반성했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진정성을 갖고 임하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지난 25일 TV 토론 중)

안철수는 정말 변했을까.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센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 신인일 때 모호하게 대답하는 화법으로 ‘간철수(간을 본다는 뜻)’란 별명을 얻었던 안 대표가 지금은 ‘강(强)철수’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당과 제1야당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그는 정치권 내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 중도·보수층의 지지도 호소할 수 있는 전략으로 ‘쎈캐(센 캐릭터)’ 행보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안 대표는 지난 25일 ‘제3지대’ 경선 맞상대인 금태섭 전 의원과의 토론 도중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노골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2015년 민주당에서 탈당한 일을 언급한 후 “(민주당 사람들의)정체를 알았다”며 “이 사람들은 도저히 바꿀 수 없다. 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했다. 그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해선 “시장 권한으로 정치 조직을 만들고, 개인 취미에 해당하는 작은 일에 열중했다”고 직격탄을 쏘기도 했다.

안 대표는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자신의 퀴어축제 관련 입장이 혐오 발언이었다는 비판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을 소환했다.

그는 “그는 되레 대표적 혐오 발언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후보 시절에 했다”며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싫어합니다’(라고 한 문 후보 발언이)제가 지금껏 들은 정치인의 혐오 발언 중 가장 심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의도도 전혀 그렇지 않고, 표현도 혐오 발언을 한 적이 없지 않는가”라며 “이를 혐오 발언이라고 하면 무조건 색깔을 칠하고 적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퀴어축제 발언 등이 보수색채를 띤다는 해석에는 “민생이 파탄나는 상황에서 진보·보수 타령을 하는 사람들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18일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서울시장 경선 TV 토론에서 정치권 내 ‘성역’으로 여겨지는 퀴어축제를 놓고 선명한 발언을 해 정치권 내 여진이 일었다. 그는 “자신의 인권 뿐 아니라 타인의 인권도 중요하다”며 “본인이 원하는 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면, 이를 거부할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그런가하면, 지난 22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가장 먼저 맞을 뜻이 있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그는 당 최고위원회의 발언 말미에 “정치인으로,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 먼저 AZ 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다”고 했다. 정치권 내 AZ 백신의 위험성이 거론되는 와중이다.

야권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말이 나왔지만, 스스로 조건 없이 ‘1호 접종자’가 되겠다고 나선 이는 그가 처음이었다.

안 대표는 이 외에도 경쟁자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범죄 피의자 시장이 롤 모델이라는 정신 나간 후보”라고 저격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입양아동 학대 대책 관련 발언에는 “교환이라니, 무슨 정신 나간 소리냐”고 격분키도 했다. 그는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해서도 “쥐새끼가 있다면 남김없이 색출해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NK디지털타워에서 열린 금태섭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2차토론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실 안 대표의 ‘변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가 2015년 새정치연합 의원 시절 호남 지역을 돌 때도 “안철수가 강철수로 바뀌었다”는 말이 나왔다. 2016년 총선 정국에서 이른바 ‘국민의당 녹색돌풍’을 일으켰을 때도 “강철수가 나타났다”라는 평이 있었고, 2017년 대선 정국 때도 “안철수가 강철수로 확실히 달라졌다”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그가 거듭 변신했지만 지난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에선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무엇보다 지지율이 굳건하다. 최근 안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중 선두로 뛰고 있다. 출마 선언을 한 후부터 지금껏 야권 내 최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그간 약점으로 꼽힌 토론에서도 나름의 선방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되레 퀴어 축제 등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이슈를 주도하기도 했다.

야권 내 조직 강화를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안 대표는 최근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 김동길 연세대 교수 등 보수진영 인사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을 만나 응원을 받았다.

야권의 한 중진 의원은 “안 대표가 그간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자신에게 가장 부족한 점들을 차근차근 보완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며 “다만 강한 발언에 매몰될수록 말 실수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알아야할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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