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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S “韓 민간부채 위험 사상 최고”…미·중도 추월
작년 9월말 신용갭 16.9%
외환·금융위기 때보다 높아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국제결제은행(BIS) 건물 전경.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제결제은행(BIS)이 우리나라의 민간부채 위험도가 사상 최고 수준에 올라왔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위험도는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무제한 양적완화로 막대한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한 미국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전략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BIS가 이달 초 공개한 지난해 3분기 말 주요 43개국 신용갭(Credit-to-GDP gaps) 수치를 보면 한국이 16.9%로 해당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갭은 BIS가 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명목) 대비 가계·기업 신용의 비율이 장기 추세치에서 어느 정도 이탈됐는지를 계산한 수치다. 분기별로 경제 수준 대비 민간 부채 위험이 얼마나 누증됐는지 평가하는 용도다.

이 수치가 2% 아래이면 정상, 2~10% 사이면 주의다. 10%를 넘어서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는 경보 단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분기 13.8%로 10년만에 처음으로 10%를 넘은 데 이어 3분기에는 수치가 다시 또 높아졌다. 특히 3분기 말 수치는 ‘경제위기’ 때를 넘어선다. 2차 오일 쇼크 직후인 1982년이 14.5%, 외환위기(1997년 4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2분기) 때가 13.2%였다. 경제 성장이 부채 증가 속도에 못미치는 상황이 코로나19로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43개국 중 우리나라의 신용갭은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에 이어 8위를 기록했다. 12위에 오른 중국은 10.7%이지만 전분기(11.3%) 대비 하락했다. 미국은 세 분기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3분기 현재 4.9%로 주의 단계다.

다른 해외 기관에서도 우리나라의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는 잇따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2021년 IMF-한국 연례협의 결과 발표문’에서 “가계부채가 계속해서 급증세를 이어간다면 규제 수준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 현재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11.7%로 가계·기업의 부채가 경제 규모의 2배를 훌쩍 넘어선 상태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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