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

중국이 글로벌 강자인 중국과 미국 두 나라는 공존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두 나라는 서로를 존중하고 대립과 반목이라는 잘못된 길로 가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세계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이 미국을 향해 ‘상호 존중’과 ‘공존’을 거론한 것 자체가 미국에 대한 도발로 해석된다.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은 4일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함께 노력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분쟁을 통제하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중앙(CC)TV를 통해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미중관계 전망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두 나라는 기후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세계경제 회복, 평화 유지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중요한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미 중국대사를 지낸 장 대변인은 “중미관계에 일부 분쟁은 있을 수 있지만 공급망 단절, 탈동조화(디커플링)는 상호간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라며 “충돌은 어떤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미국이 중국을 ‘존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평화공존의 핵심은 상호 이익과 관심사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각자가 선택한 정치제도 발전의 길을 존중하면서 상대방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고,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변인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통화가 양국 관계를 새롭게 정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시 통화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의 인권 유린에 대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시 주석은 “신장 자치구, 홍콩, 대만 관련 사안에 대한 언급은 내정 간섭”이라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장 대변인은 중국의 국방력 건설 강화에 대한 질문에 “어떤 나라를 겨냥한 것도 아니며 어떤 나라에 위협이 되지도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군사 위협이 되는지를 따지려면 그 나라가 어떤 국방 정책을 추구하는지 봐야 한다”면서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고수하며 방어적 국방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 규모는 약 1조2000억위안(약 224조원)으로 미국의 7380억달러(약 835조원)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