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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희라의 동방불패] 中양회, 정치·경제 모두 美와 대결 선언
성장률 낮추며 내실 다지고
‘기술굴기’로 美견제에 대응
홍콩 통제도 주저없이 강화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7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미중관계 등 각종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희가 기자] 중국이 코로나 사태 이후 두 번째 열리는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사실상 미국과의 전면 대결을 선언했다.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예상보다 낮은 6%로 설정했지만, 공격적인 첨단기술 자립 계획을 밝히며 미국의 견제에 맞설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엽합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양회에서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선거제 개편 추진과, 대만에 대한 강한 압박의지를 드러내면서 서방과의 대결국면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코로나가 한창인때 열린 지난해와 달리 이번 양회에서 중국은 올해 GDP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설정했다. 이는 시장전망치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중국사회과학원과 세계은행 등은 7% 후반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신호라며 경기 과열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재정 통화정책은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돼 부양 강도는 낮춘 모습이다. 중국은 올해 재정 적자율을 3.2% 내외로 잡았다. 3.6%인 작년보다 소폭 감소하고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의 2.8%보다 높다. 다만 인프라 투자용 지방정부 전용채권 발행 목표는 3조6500억위안으로 지난해보다 줄여 부양 강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이번 양회의 하이라이트는 막대한 기술 분야 투자다. 지난주말 열린 전인대 연례회의에서 공개된 ‘14차 5개년(2021∼2025) 계획과 2035년 장기발전전략’ 초안은 8대 산업분야 육성 방침과 7개 과학기술 영역을 언급했다.

8대 육성 산업은 희토류 포함 신소재, 고속철 등 중대 기술 장비, 스마트 제조 및 로봇 기술, 항공 엔진, 베이더우(北斗) 위성위치확인시스템 응용, 신에너지 차량 및 스마트카, 첨단 의료장비 및 신약, 농업 기계 등이다. 7개 과학기술 영역은 인공지능(AI), 양자정보, 집적회로, 뇌과학, 유전자 및 바이오 기술, 임상의학 및 헬스케어, 우주 심해 극지 탐사 등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0년간 칼 하나를 간다”는 각오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첨단기술 분야에 향후 5년동안 정부 지출을 매년 7% 넘게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 분야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육성하는 첨단기술은 미국이 글로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다. 중국 정부는 조 바이든 정권이 들어선 후 미국과의 기술 패권 갈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첨단기술 부양을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의 반도체 수입 규모는 연간 3000억달러에 달한다.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반도체 생산 및 수출입이 막히면서 중국의 기술 자립 필요성은 더 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선진적인 제조업에 대한 강조가 이번 14차5개년 계획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치솟는 생산비를 상쇄해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의 위치를 강화하고,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미국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에는 홍콩과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오는 11일 전인대 폐막식에서 외부 개입을 전면 차단할 수 있도록 홍콩 선거제 개편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7일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타국의 내정에 불간섭하는 원칙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바이든 정부가 제기한 인권과 남중국해, 대만, 신장 자치구, 홍콩과 티베트 문제 등은 대부분 중국의 내정에 속한 것”이라며 절대 넘어서는안될 핵심이익이라고 선을 그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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