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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 자금 빨아들였던 ‘테마형 ETF’ 수익률 곤두박질
증시 조정 속 성장주 위주 ETF 직격탄
2차전지·바이오·그린 테마형도 힘 못써
금리 상승 여파 해외 주식 ETF도 휘청

#. 직장인 이모씨(43)는 최근 개인연금 계좌에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담은 뒤 적잖은 마음 고생을 하고 있다. 미국의 나스닥100과 홍콩의 항생테크, 그리고 국내 2차전지, 전기자동차 섹터 ETF 등을 대거 담은 이씨는 최근 기술주 중심의 가파른 조정세에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전 세계 증시 상승을 주도해 온 성장주 섹터에 ETF를 통해 분산 투자 효과를 노리던 이씨는 최근 지수 조정치 보다 더 커진 손실폭에 ETF가 마냥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세계 증시가 조정기로 접어들며 개인 자금이 대거 쏠렸던 테마형 ETF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성장주 위주의 테마형 ETF가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던 2차 전지, 전기차 관련 ETF의 수익률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2차전지 K-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KRX2차전지K-뉴딜은 최근 한 달 간 수익률이 12.12% 급감했다. TIGER 2차전지테마의 수익률도 8.09% 하락했다. KODEX 2차전지산업의 1개월 수익률도 -6.12%를 나타냈다. 2차전지 관련 ETF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포스코케미칼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차전지 뿐 아니라 바이오와 친환경 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테마형 ETF도 모두 하락세다. 한국거래소의 KRX바이오K-뉴딜 지수를 따르는 TIGER KRX바이오K-뉴딜은 최근 한 달 간 15.52% 급락했다. 이 지수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비중이 큰 KODEX 자동차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11.42% 떨어졌고,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이 편입된 KBSTAR Fn수소경제테마도 8.61% 하락했다.

시장을 주도해 온 성장주 위주로 구성된 테마형 ETF 상품들이 주춤한 것은 미국에서 시작된 금리 상승의 여파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테마형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ETF에 비해 고수익을 안기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큰 인기를 끌었으나, 금리 상승에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코스피 종합 지수는 같은 기간 2.9% 하락하는데 그쳤다.

서학개미들이 주도한 해외주식 투자 열풍에 달아오른 해외 주식 ETF도 덩달아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장 이후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TIGER 차이나전기차솔라액티브는 최근 한 달 간의 수익률이 -14.53%를 기록하며 중국 펀드 중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TIGER 차이나전기차솔라액티브는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2차전지 생산장비 업체 선도지능장비 등 중국의 전기차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상해종합지수는 지난달 18일 이후 8.3% 하락했다.

상장 이후 두 달 만에 순자산 1000억원을 넘어선 TIGER 차이나항셍테크 역시 최근 11.53% 떨어졌다. 항셍지수도 상해종합지수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18일 이후 하락세를 거듭했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거둬들였다고 발표한 직후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여파로 분석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도 울상이다. 서학개미들의 최고 인기 ETF 상품으로 꼽히는 미국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도 지난 한 달 간 무려 28.8% 급락했다. 이는 최대 편입 종목인 테슬라의 폭락이 크게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테슬라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 운용자본의 약 10%를 차지한다. 나스닥 지수가 최근 한 달 간 10% 떨어진 사이 테슬라는 같은 기간 약 33.7% 폭락했다. 이로써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올해 얻은 가격 상승분을 모두 반납해야 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규모는 8일 기준 5억480만 달러로 전체 해외주식의 10위를 차지한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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