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벗어나며 2010년 국내 기업들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채성 자금조달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으로 주식을 통한 자본성 자금조달은 오히려 늘어났다.
블룸버그가 3일 발표한 2010년 한국 자본시장 리뷰에서 원화자금조달액은 86조2620억원으로 전년(89조9840억원)보다 4% 감소했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원화표시 회사채가 48조1590억원에서 42조7490억원으로 11% 줄어든 탓이 컸다. 자산유동화채권도 42%, 주식연계채권은 78%나 감소했다.
하지만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등 굵직한 대기업 상장으로 기업공개(IPO)는 208% 폭증하며 전년의 사상최대 기록을 한 해만에 경신했다. IPO수익률에서는 대우증권이 주관한 성융광전투자가 203.93%로 1위를 차지했고, 락앤락(주관사 한국, 수익률 132.48%, 필라코리아(삼성, 119.41%), 한전산업개발(신한, 107.28%), 씨젠(대우, 103.28%), 크루셜텍(미래, 101.7%) 등이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SETI(삼성 -76.71%), 우리넷(한국, -60.6%), 아이텍반도체(대우, -55.49%), 하이소닉(한화, -52.31%) 등은 50%넘는 손실률을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인수합병(M&A) 등이 늘면서 일반공모와 블록딜은 19% 늘어났다.
외화조달 부문에서는 글로벌 유동성 증가로 조달여건이 개선되면서 전년(346억6700만달러)대비 5% 감소한 328억83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큰 부분인 해외채권부문이 13% 줄었고, 해외주식연계채권도 29%나 급감했다. 하지만 외화표시신디케이트론은 OB맥주 M&A 등으로 인해 8% 늘었고, 무역흑자와 외국인 국내투자 등으로 늘어난 국내 달러공급 덕분에 외화표시 국내채권도 99%나 급증했다.
회사별로 가장 큰 시장인 원화채권시장에서는 동양이 6조6720억원의 실적으로 1위에 올랐고, KB증권과 SK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공개에서는 삼성생명 대표주관사를 맡은 한국증권이 1조617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 등 국내사가 2~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4위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5위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외국계에 돌아갔다.
이밖에 국내기업 주식연계채권은 우리투자증권이, 국내기업 외화표시채권은 대우증권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자산유동화증권과 IPO, 일반공모 및 블록세일을 모두 묶은 주식모집매출 부문에서는 각각 한국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이 1위를 차지하는 등 KDB지주 계열사들의 선전이 돗보였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