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나온 현찰이 40조원을 넘었다. 이중 일부는 은행 등 금융기관에 영업용으로 보관되고 33조원 가량이 돌아다닌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유통 화폐 잔액은 43조3000억원으로 2009년말(37조3000억원)보다 6조원(약 16.0%) 증가했다.

연간 유통 화폐 잔액은 1999년 20조원대를 기록한 이후 2008년에 30조원을 넘어섰고, 2년 만에 40조원을 돌파했다. 10년 전에 비해 2배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전체 유통 화폐 중 약 10조원을 금융회사의 시재금(대고객 영업을 위한 현금)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순수하게 민간에 풀린 자금은 33조원 정도로, 1인당 약 60만~70만원씩 현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가 늘어난 것은 경제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2009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999년보다 93.6% 증가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 GDP 증가율이 6% 정도로 예상되는 만큼 경제 규모도 10년 사이 2배가 됐다.

최근 들어 현금보유 성향이 강해진 것도 한몫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해와 올해는 화폐발행 증가율이 21.4%와 16.0%로 경제 규모의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또 5만원권이 본격적으로 유통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5만원권이 화폐발행에 잡히지 않는 수표를 상당 부분 대체할 뿐 아니라 현금 휴대가 간편해졌기 때문이다.

5만원권 발행 규모는 2009년 말 9조9000억원(1억9800만장)에서 지난해 말 19조원(3억8000만장)으로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화폐 발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6%에서 43.9%로 높아졌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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