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0일 국내 4대금융그룹의 저축은행 인수가 신용등급에 잠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무디스는 4대 은행그룹 최고경영자가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만난 후 저축은행 인수의사를 밝힌 것은 부실한 자산을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룹전체와 주력 계열사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인수는 주요 은행그룹이 규제당국의 압력에서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의문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저축은행 인수가 은행그룹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5대 저축은행의 평균 자산규모가 이들 그룹들 자산의 1.7%에 불과하기 때문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았다. 무디스는 회수가능자산과 우발채무의 정확한 가치가 인수가격 그리고 인수후 투입될 추가자본의 규모를 결정할 것이며, 이에따라 즉각적인 재무적 영향 정도가 드러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은행에 신용을 얻기 어려운 저소득가구에 대한 여신을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은 규제당국의 은행에 대한 입김이 확대된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은행들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로도 풀이했다.
무디스는 저축은행의 규모가 작은 데다, 예금보험체계 등도 잘 갖추고 있어 시스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정부는 저축은행 대 출자들의 신용경색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저축은행 대출의 절반가량은 건설사나 부동산개발업자인데, 이 두 업종은 2008년 중반 이후 주택공급과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9월말 기준 저축은행 총자산규모는 은행 총자산의 4.6%인 87조원이며, 예금액은 76조2000억원이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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