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가 이번 공모가로 상장될 경우 작년말 추정실적(매출 4조4000억원, 순이익 1375억원) 대비 밸류에이션은 PER 12.16배, PBR 1.38배 수준이다.
가장 흔히 비교되는 만도를 같은 기준으로 계산하면 PER 14.03배, PBR 2.19배다. 분명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만도의 2배가 넘는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현대위아의 수익성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 이같은 저평가 매력을 희석시킨다.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 모듈사업부문은 매출액 기여도는 높지만, 이익기여도는 극히 낮기 때문이다. 만도는 매출 구성도 수익성 높은 제품이 대부분이고, 현대ㆍ기아차 의존도도 현대위아의 절반수준이다. 글로벌 자동차부품시장에서의 위상도 현대위아보다는 현저히 높다.
다른 부품회사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현대위아보다 수익성이 더 좋은 한라공조와 현대모비스의 PER은 각각 8.85배, PER은 10.28배다. 현대위아의 공모가 자체로만 보면 결코 싸지 않다는 뜻이다.
이처럼 과거실적 비교에서 동종업체 대비 열위가 드러남에도 현대위아를 유망하게 보는 시각의 이유는 성장가능성이다. 모듈은 수익성 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의미가 크지만, 공작기계와 자동차부품, 방산부문은 수익성을 동반한 매출성장이 가능하다. 실제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임흥수 사장은 “전세계 주요 자동차업체와 공작기계, 자동차부품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고, 올 해 상당한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모멘텀 가능성을 암시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월부터 기아차 신형 모닝에 엔진을 공급, 엔진사업비중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10년 하반기 기계사업부문 수주액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면서 올 해부터는 매출 및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예상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가격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위아의 매출은 주로 수주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계약이 실제로 성사되는 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또 자동차 부품사업의 현대ㆍ기아차 비중이 84%에 달하는 점도 현대ㆍ기아차, 특히 기아차 판매실적에 따라 출렁일 가능성을 높인다. 원화강세로 완성차업체가 마진압박을 받는다면 예상했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최근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할 예정인 해외생산설비 확충도 현대ㆍ기아차 실적 변동에 따라 투자수익 회수가 지연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