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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시대다 (下)> 사람이 희망이다.
#1.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은 2000년부터 11년간 1815명의 장학생을 해외로 보냈다. 유학 후 미래에셋에 입사해야한다는 조건도 없다. 박 회장은 “이들이 어디에서 근무하건 대한민국의 자산이다. 국내로 돌아와도 좋지만, 해외에서 자리를 잡고 글로벌 전문가가 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2. 국내 대형금융기관 가운데 산업은행과 삼성증권은 2008년 파산한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검토했다 포기했다. 박준현 사장은 “인수대금이야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을 경영할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고 당시 포기배경을 밝혔다.

#3. 현대차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줄곧 현지인을 판매법인 대표로 기용해왔다. 이 기간 현대차 연간 미국내 판매량은 5배 이상 늘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차 K시리즈 디자인은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수석디자이너 출신인 피터 슈라이어다. 글로벌전문가를 조직안에 품음으로써 글로벌화에 성공했다.

국내 금융자산의 글로벌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바로 글로벌금융투자전문인력이다. 금융회사를 이루는 요소를 극단적으로 압축하면 전산과 전문인력인데, 전산은 돈만 있으면 갖출 수 있지만 전문인력은 시간의 투자없이는 구할 수 없다.

물론 글로벌금융투자를 꼭 내국인이나 국내 금융기관을 통해 할 필요는 없다. 이미 존재하는 글로벌금융기관이나, 투자대상이 존재하는 현지에는 전문가들이 얼마든지 많다. 하지만 이들의 고객기반은 해외에 있다.

초고액자산가만을 관리하는 강남지역 증권사의 모 PB는 “국외의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다. 하지만 투자를 대신해줄 전문가로는 외국인보다는 내국인과 국내기관을 선호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쉬운데다, 핵심고객으로서 대우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회사들은 해외 투자전문기관과의 제휴를 통하거나, 해외 인력을 현지법인에 채용하는 방식을 통해 해외투자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도 문제는 있다. 제휴기관을 선정하고 관리하는 일에도, 외국인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데에도 글로벌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조직 책임자는 현지 조직 관리 뿐 아니라 국내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회사들은 한국인이면서 글로벌 마인드와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가장 선호한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박천웅 미래에셋자산운용홍콩법인 대표다. 박 대표는 홍콩코리아펀드, 뉴욕 드래곤코리아펀드 매니저를 거쳐 메릴린치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 모건스탠리증권 한국지점 등 외국계 금융기관과 우리투자증권 등 국내 기관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글로벌 전문가다.

박 대표는 “해외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해당국 전문인력을 뽑는 게 아니라, 뽑은 인력을 어떻게 조직 속에 녹여 적절히 활용하느냐다. 이 때문에 조직 관리자와 조직문화 모두가 글로벌화 되어야 한다. 글로벌마인드와 전문성을 갖춘 금융전문인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금융전문인력 육성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래에셋이다. 미래에셋은 2010년 박현주 회장의 배당소득 전부를 글로벌투자전문가와 해외교환학생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다. 금액으로 연평균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운용의 경우 국내와 해외로 나뉘어진 리서치조직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내와 해외의 벽을 허물어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하기 위해서다. 삼성증권은 해외에서 활동중인 한국인 유명전문가를 채용, 해외조직과 국내조직의 가교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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