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과 같은 국내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이소영, 박지연, 이효린 등 탁월한 실력에 스타성까지 갖춘 6명의 루키가 줄줄이 큰 계약을 따내면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최고의 스타였던 전인지(21 하이트진로)가 내년부터 미국으로 떠나도 새로운 스타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올초 김효주, 김세영, 장하나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로 향하면서 일부에서는 KLPGA투어의 스타 부재를 우려했으나 기우였던 것과 같다.

올해 KLPGA투어에서 전인지와 박성현이 투어의 흥행을 이끌었던 것처럼 2016시즌에 주목받을 유망주 6명 역시 국가상비군과 대표를 거치거나 국내 2,3부 투어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데다 스타성까지 갖춰 기대감을 갖게 한다. 투어 사정에 눈 밝은 기업들은 이미 그들과의 후원 계약을 마친 상태다.

잠재력에 스타성 갖춘 예비스타 6인
국가대표 이소영(18)이 롯데와 2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안양여고 3학년에 재학중인 이소영은 이미 어떤 국제 프로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강심장’임을 입증했다. 올초 김세영이 우승한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 2년째 출전해 17위를 기록했다. 일본 JLPGA투어 산토리레이디스오픈에도 초청되어 11위를 했다. 지난 6월의 여자 최대 메이저 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1위에 올랐으며 미LPGA의 US여자오픈 출전을 위한 국내예선전에서는 1위로 통과하기도 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도 대표로 출전한 이소영은 두 말 필요없는 국내 에이스였으나 입스로 한때 부진했다. 이제는 완전히 옛 컨디션을 되찾은 이소영은 지난 11월에 열린 시드전에서 10위로 통과하면서 2016년 시즌을 벼르고 있다.

올해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4승으로 상금왕(8349만원)을 차지하고 정규 투어로 데뷔하는 박지연(20)은 지난 1일 계약금 2억원에 삼천리골프단에 입단했다. 박지연은 179cm의 큰 키와 장타를 바탕으로 한 파워 골프가 강점이다. 올해 드림투어 20개 대회에 모두 출전해 18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고 평균 타수 1위(70.61타)에 올라 있다. 지난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시즌 첫 대회인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는 전인지에 이어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지난 11월말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시드전에서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수석 통과의 영예를 안은 이효린(18)은 미래에셋과 1억50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이효린은 필드하키 선수였던 모친 이성자 씨의 DNA를 물려받은 덕인지 실력이 빠르게 성장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2년 일송배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제주 도지사배에서 정상에 올랐다. 울산 언양고 1학년 때인 2년전 국가 상비군에 발탁됐으며 작년엔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해 2부 투어인 드림투어를 뛴 김아림(20 용인대)은 하이트진로와 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박지연과 함께 올해 드림투어 4승을 기록했으나 상금액(7605만원)에서 밀리면서 2위를 했다(드림투어 상금 6위까지는 이듬해 1부투어 시드권을 받는다). 김아림은 175cm의 장신에 올 20개 대회에 모두 출전해 평균 버디수 3.92개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호쾌한 경기를 펼치는 스타일이다.

이정은6(19 한국체대)는 최근 토니모리와 1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정은은 고등학교 진학과 함께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국가상비군을 거쳐 올해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올 한 해 이정은6은 아마추어 주니어에서 시작해 초고속으로 1부투어에 진입했다. 지난 7월11일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여자 골프 2관왕(개인·단체전)도 달성했다. 그 뒤로 준회원 선발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뒤 두 번째 출전한 3부리그인 점프투어 10차전에서 우승했다. 상금은 600만원에 그쳤으나 프로 무대를 밟은 지 딱 열흘만에 거둔 우승이었다. 지난 11월말 시드전에 출전해 30위로 마무리하면서 2016년 KLPGA 정규투어 시드를 따냈다.

여러 의류 브랜드들이 아마추어 시절부터 점찍었던 장원주(19 세종대)는 최근 대방건설과 7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골프를 시작해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송배에서 우승한 뒤 프로에 데뷔했다. 올해 드림투어 20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 14위(2289만원)로 마무리했고, 지난 11월 시드전 본선에서 29위를 기록해 1부 투어 무대를 밟게 됐다. 시원시원하고 또렷한 이목구비 뿐만 아니라 173cm의 신장에서 내뿜는 260야드의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일품이다. 2016 시즌에는 투어 최장타자인 박성현과 장타 대결을 펼칠 신인으로 기대가 된다.

커지는 대회 규모만큼 뒤따르는 기업 후원
2013년 KLPGA 신인상을 받은 김효주(20 롯데)는 지난해 국내 투어에서 6승을 휩쓸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미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올해 미국 무대를 뛰면서 롯데와 ‘5년간 총 65억원’이라는 빅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국내 여자골프의 경우 투어에 새로 얼굴을 보인 유망 신인이라도 한두 해 지나면 대표 선수로 부상하는 사례를 자주 본다. 지난해의 경우 유독 신인 경쟁이 치열했다. 백규정과 고진영, 김민선5 세 명이 시즌 마지막까지 경합하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 역시 박지영과 김예진의 치열한 신인상 각축이 마지막 대회까지 이어졌다.

올해 KLPGA는 KEB 하나은행챔피언십을 포함해 29개 대회에 역대 최대 상금인 182억원 규모로 치러졌다. 하반기에는 거의 매주 대회가 열릴 정도였다. 내년에는 현재 비어있는 3월에 베트남에서 정기 투어와 이벤트 대회가 신설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같이 대회가 늘어나는 바탕에는 끊임없이 충원되는 스타들이 있다. 매년 새로운 얼굴의 스타가 등장해 투어를 장악하면서 스타덤에 오른다. KLPGA의 선수층은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성장하는 추세다. 유독 한국에서 뛰어난 선수들을 배출하는 이유에 대해 잭 니클라우스는 “한국 여자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도 잘 하는 건 세계에서 유일하게 3부 투어까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기업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후원이 빠질 수 없다. 팬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을 하는 선수들이 끊임없이 배출되는 선순환 구조이기 때문에 기업들도 앞다퉈 선수 후원에 선뜻 지갑을 여는 것이다. [헤럴드스포츠=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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