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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KPGA 김원섭 회장의 수상한 해외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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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춘천)=이강래 기자] KPGA 김원섭(사진) 회장이 이번 주 춘천에서 열리고 있는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 참석하는 대신 마스터스 출장길에 올라 빈축을 사고 있다. 회장 취임 후 첫 번째 대회 임에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마스터스 측의 초청장을 명분으로 내세우나 협회를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KPGA 8천여 회원들은 물론 스폰서를 무시한 처사다.

하지만 과거 행적을 보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다. 김 신임 회장은 2015년 프레지던츠컵 이후 꾸준히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 가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매년 이어지는 연례 행사로 이는 풍산그룹 류진 회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

두 사람은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인연을 맺었다. 아시아 최초로 프레지던츠컵을 한국에 유치한 류 회장은 대회를 총괄할 토너먼트 디렉터가 필요했다. 골프를 잘 알고 영어에 능통한 인물을 찾던 중 그룹 고문 변호사의 소개로 김 신임 회장을 알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해 KPGA 회장 선거까지 이어졌다.

프레지던츠컵이 끝난 후 류진 회장이 만든 퍼스트티코리아의 상임 이사로 자리를 옮긴 김 신임 회장은 선거 기간중 “김원섭 후보가 곧 류진”이라는 선언에 힘입어 KPGA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여기엔 풍산그룹의 100억원 출연이란 공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회원들로선 거액의 출연금에 대회 수와 상금 규모를 늘려줄 것이란 기대감으로 류진 회장의 아바타에게 표를 던졌다.

류진 회장은 골프 마케팅을 사업에 적절히 활용하는 비지니스맨이다. 풍산은 구리 확보가 필수인 금속과 방산 특화기업이다. 류 회장은 매년 아시안투어 뉴질랜드오픈과 PGA투어 시그니처 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메이저 타이틀인 마스터스 기간에 구리 구매와 관련된 사업 파트너들을 대회장으로 초청해 접대를 하고 있다. 김 신임 회장은 풍산그룹의 스포츠 관련 특별 보좌역으로 이들 행사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다.

KPGA 회장으로 신분이 상승한 김 회장은 올해도 뉴질랜드오픈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마스터스에 모두 갔다. 참으로 공교롭다. 뉴질랜드오픈에선 KPGA선수권 역대 우승자인 매튜 그리핀(호주)에게 초청장을 전달했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엔 선진 투어 체험을 통한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협회 직원 두 명과 함께 갔다. 그리고 이번 주 마스터스엔 국제 골프단체 수장들과의 만남을 이유로 수행원도 없이 혼자 갔다.

김 신임 회장은 급여를 풍산그룹에서 받는다고 한다. 협회에선 차량 지원과 판공비 등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KPGA 회장 자격으로 풍산그룹의 일을 그대로 하고 있다면 본인은 물론 류진 회장도 도덕적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PGA 회원중 투 잡 뛰는 회장을 받아들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김 신임 회장이 내년에도 마스터스 출장길에 오를지, 아니면 KPGA 개막전에 참석할 지 지켜보면 드러날 일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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