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이 외투 속을 파고들던 오후, 서울 강남동 역삼동의 ‘키사라’(季更)를 찾았다. 2호선 강남역 2번 출구를 나서자마자 눈에 드는 메리츠타워 지하에 자리한 곳. 에스컬레이터를 딛고 내리면 향기로운 꽃집 앞이 일식당 키사라다. 문살을 연상케 하는 은근한 나무 칸막이와 세련된 조명이 어울려 ‘모던’한 도쿄의 일식당에 들어선 듯하다.
스시바와 그 옆에 붙은 4인용 VIP룸, 다다미룸 등 13개의 독립된 방을 휙 둘러본다. “룸 사이를 트면 28명까지 한 자리에 앉을 수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장비도 제공해드리죠.” 송선아 지배인의 설명이다. 비즈니스 타워에 위치해 식사를 겸한 회의 모임이 심심찮게 있어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집은 산지에서 공수한 최고급 식재료를 고집한다. 쌀은 이천에서, 간장은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 쓴다는 설명. 식초는 ‘아까스’를 쓴다. 청주를 만들고 난 술지게미를 발효시켜 만든 식초다. 이 집 샤리(초밥의 밥)를 잘 들여다보면 천일염을 아까스와 섞어 만들어 검붉은 기운이 돈다. 송 지배인은 “일반 설탕으로 맛을 내면 생선 특유의 맛이 달아나 서로 다른 종류의 초밥도 서로 구별이 안 갈 정도”라며 “천일염을 써 각 초밥 고유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있다”고 설명한다. 와사비는 철원에서 가져온 생 와사비를 쓴다. 회를 주문하면 손님 앞에서 직접 갈아준다. 전복치는 동해, 쥐치는 남해, 가자미는 속초 등에서 직송해다 쓴다. 국과 탕에 인공 조미료는 넣지 않는다고 했다.
<임희윤 기자 @limisglue> im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