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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트리나처럼 장기악재 우려...남유럽판 재정위기 현실로?
전문가들이 본 日 금융시장
이번 지진 사태가 지난 1995년 고베 지진보다 훨씬 처참한 것으로 드러나고 원자로 폭발 사고가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면서 일본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15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불안감으로 세계 증시까지 폭락하고, 이날 뉴욕 시장에서 엔화가 1995년래 처음으로 1달러=80엔대에 육박하는 강세가 이어졌다. 조만간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해외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 국제금융시장에서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14일 하루 18조엔을 푼 데 이어 어제도 8조엔을 시중에 방출해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고 엔고 저지를 위해 어떤 수단도 동원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환시장에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큰 피해로 일본 경제의 중장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다시 엔화가 치솟는 악순환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고베가 아니라 카트리나와 흡사=일본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당초 지난주 지진 발생 사태 초기만 해도 지난 1995년 고베 사태처럼 단기적으로 증시 붕괴 등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만 피해복구 건설 특수가 경기를 자극해 경제 성장에 보약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다. 하지만 1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지진은 고베처럼 경기부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국 금융위기까지이어진 지난 2005년 미국 카트리나 허리케인 사태처럼 일본경제에 장기적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연준은 2005년 당시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했으나 카트리나 복구를 위해 유동성 완화 정책을 지속하다가 부동산 버블을 키웠고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지금 일본은행이 엔고 저지를 위해 하루 18조엔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시중에 푸는등 허겁지겁 유동성을 확대하면 미국처럼 2~3년 후에 인플레이션과 버블로 엄청난 후폭풍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유럽처럼 재정위기 가능성도=일본 정부의 일본판 뉴딜 정책에 대해서도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트 스위스 등 주요 금융기관들은 GDP의 200%에 달하는 국가부채를 지고 있는 일본 정부가 지진 복구를 위해 대규모 부양책을 펴게 되면 총수요 유발 효과보다 남유럽판 재정위기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더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의 피터 모리치 경영학 교수는 “일본은 지진 피해에 대처하는 동안 더욱 가난해질 것“이라며 “막대한 복구자금은 일본 재정을 고갈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 복구 최소 5년=세계은행 관계자들은 15일 일본의 지진 피해 복구에는 1995년 고베 지진 때보다 긴, 최소한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3위 건설시장인 일본이 인프라 피해 복구에 즉각 착수할 수 있는 자원과 노하우와 사회적 응집력을 확보한 것을 감안해도 이 정도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세계은행의 동아시아 재난 위험 관리 부문 프로그램 리더인 아브하스 즈하는 로이터에 “고베 지진 피해 복구에 5년이 조금 못 걸렸다”면서 이번에는 5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의 즈하는 피해 복구에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3%가량인 18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잠정 추산되지만 통상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그 규모가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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