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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광등 100개’가 뭐길래…TV 마다 입방아
종합편성채널의 자막 한 줄이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의 요릿감으로 전락했다.

주말동안 잘 나가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세 편이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자막을 내보냈다.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미모’, ‘형광등 101개를 켜놓은 아우라’ ‘이분이 진정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 등이 그것이다. 한 종편 채널의 정치색을 담은 자막에 대한 풍자였다.

지난 1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서는 ‘최ㆍ박의 시사토크 판’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자막으로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과 함께 진행자는 “박 전 대표를 보면 형광등 빛이 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형광등 100개쯤 켠 것 같다”고 말했다. 편향적인 정치적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낸 이날 방송은 인터넷은 물론 SNS를 통해 캡처된 화면이 떠돌며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급기야 이 자막은 MBC의 ‘무한도전’ ‘세바퀴’, KBS2 ‘남자의 자격’을 통해 풍자 대상이 됐다.

시작은 ‘무한도전’이었다. 10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명수는 12살’ 특집으로 안방을 찾았다. 방송에서는 정준하의 집에 모여 상황극을 하는 장면이 있었고 이날 정준하는 한 가족을 혼자 소화하는 1인5역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미모’라는 자막이 화면과 조화를 이뤘다.


같은 날 전파를 탄 ‘세상을 바꾸는 퀴즈, 세바퀴’에서 배우 송채환을 소개하며 진행자 이휘재는 “(고교 시절) 학교에 오면 교문에 조명을 단 줄 알았을 정도로 광채가 났다”고 말했고, 이 말과 ‘형광등 101개 켜놓은 아우라’라는 자막이 전구 모양과 함께 화면을 가득 채웠다.

11일 방송된 ‘남자의 자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양준혁의 소개팅 장면이 전파를 탔다. 양준혁의 소개팅 상대는 ‘평창 유치의 숨은 주역’인 미모의 동시통역사 박혜림 씨. 프로그램에서는 양준혁의 소개팅 상대인 박혜림 씨가 등장하자 ‘남자의 자격’ 멤버들은 아름다운 외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이때 제작진은 ‘이 분이 진정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라는 자막을 사용했다.

모두 TV조선의 ‘형광등 100개’ 자막을 패러디한 것으로 누리꾼들은 방송을 접한 뒤 “공중파 예능에서 종편채널을 향해 제대로 된 한 방을 날렸다. 진정한 디스(Didrespect의 약자)다”, “패러디란 이런 것. 스트레스가 확 날아갔다. ‘형광등 100개’가 유행어 될 기세다”라며 현상황을 빗댄 풍자 방송을 반겼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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