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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大選 후에도 계속 지는 민주당의 과제
민주통합당이 곡절 끝에 9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5선의 문희상 의원을 택했다. 문 위원장은 대선패배로 난파 위기에 처한 당을 추스르고 재기의 발판까지 마련해야 하는 중책을 떠안았다. 계파 갈등 속에 막판에 갑작스레 추대된 때문인지 문 위원장은 “자다가 홍두깨를 맞은 격”이라며 수락의 말문을 열었다.

취임 회견에서 문 위원장은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는 표현을 썼다.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더 노력하겠다는 의미다. 또 모든 기득권을 다 버리고 치열하게 혁신하겠다며 분골쇄신(粉骨碎身)을 강조했다. 말이라도 민주당의 처지를 명확하게 짚어낸 문 위원장이다. 비록 한시적이긴 하지만 비상상황에 맞게 과감하게 나서길 바란다. 대선에서 2%가 모자랐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 부족함이 치명적인 것이 곧 민주당의 현실이다.

민주당에 당장 필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이다. 그러나 돌산을 거침없이 뚫어 길을 트는 저력의 ‘돌관형’ 리더십은 눈 닦고 봐도 찾기 어렵다. 가혹할지 모르나 승자 쪽을 제대로 보면 길이 보인다. 새누리당은 ‘박근혜’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환골탈태를 넘어 뼛속까지 바꾸겠다며 국민의 곁으로 다가섰고, 몰락의 위기를 번번이 승리로 반전시켜왔다. 진정성 있는 정치의 힘은 크다. 반대로 민주당은 친노 중심의 주류나 비주류 모두 위기관리는 등한시 하면서 당권을 차지하기보다 상대진영에 뺏기지 않으려는 꼼수를 부리기에 바빴다.

당 안팎에서 거친 질타가 쏟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대선 이후가 더 한심하다” “대선이 끝나도 계속 지고 있다” “동네북이 돼야 마땅하고 욕먹고 돌팔매질을 당해도 싸다” “민주당의 집단적 기억력은 2주짜리” 등등은 그저 지극히 일부일 뿐이다. 선거마다 족족 패하고도 낮은 자세로 속 깊은 성찰과 반성을 택하기보다는 패배의 원인을 놓고 남 탓하는데 여념이 없었기에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일천한 지지율이 버거워 오로지 단일화를 외쳐 댄 대선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민심은 이런 민주당의 수권능력을 의심했고 그 가능성마저 최소한 5년 유예했다. 야당답게 재기해 비판과 견제라는 기능과 역할에 충실 하라는 지엄한 국민의 명에 부합할지는 민주당 하기 나름이다. 우선 쓴소리를 깨알 같은 교훈으로 삼기 바란다. 종북 세력과 정책을 섞고, 막말저질 잡탕패를 식솔 취급하는 한 민의의 외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부터 똑바로 인식해야 산다. 엉겁결에 비대위를 맡은 문 위원장이지만 그의 말에 답이 녹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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