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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OC의 레슬링 퇴출은 탐욕의 결과’ 국내외 레슬링계와 스포츠팬들 IOC 맹비난

“레슬링을 탈락시킨 것은 IOC의 탐욕과 상업주의가 빚어낸 비극이다. IOC와 싸우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재미가 없고, 판정문제가 잦으며, 흥행이 안된다는 이유로 근대 올림픽의 창설때부터 존재해온 레슬링을 핵심스포츠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레슬링계는 물론 전 세계 스포츠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물론 심판판정논란이 끊이지 않고, 시대의 변화요구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자성(自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올림픽의 상징같은 종목인 레슬링을 퇴출시키는 것이 공정했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훨씬 더 높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라파엘 마르티니티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과 만나 2020년 하계올림픽 재입성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집행위원회의 결정이 뒤집히는 경우가 거의 없고, 위원장 개인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IOC의 구조를 감안하면 의례적인 위로와 재입성을 위한 노력을 보여달라는 당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IOC의 결정에 따라, 레슬링의 인기가 높고 올림픽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미국과 일본, 이란, 인도, 러시아 등 레슬링 강국들은 충격은 더욱 크다. 미국은 대부분의 언론이 13일 나온 IOC의 퇴출 결정에 일제히 강도높은 비난기사를 게재하며 재고해야한다는 논조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SAVE OLYMPIC WRESTLING(올림픽 레슬링을 구하자)’는 페이지가 개설된지 이틀만에 구독자 6만2000명을 넘어섰다. 온라인 청원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도 ‘IOC; 레슬링을 올림픽 종목으로’라는 청원이 마련됐고 2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서명을 했다.

근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의 코스타스 타노스 레슬링연맹 회장은 “이 결정은 신성모독이다. 레슬링은 올림픽을 규정하는 스포츠다. 올림픽의 상징같은 레슬링을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분노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미국대표팀 코치를 역임했던 케리 맥코이는 “레슬링의 본질은 투쟁이다. 이번 일이 왜 레슬링이 훌륭한 스포츠인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올림픽 재입성을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독일레슬링연맹의 야니스 자만두리디스는 “이번 결정으로 올림픽 정신의 일부가 죽었다”고 비통해했다.

2020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터키의 함자 옐리카야 레슬링연맹회장은 “이번 결정은 불공정했으며 분명한 실수”라며 “2020년 올림픽을 이스탄불에 유치할 경우 레슬링이 빠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란 IOC의 모하메드 알리아바디 회장도 “이란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국내 레슬링계도 전현 국가대표들이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스포츠팬들 역시 IOC의 결정은 일부 종목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공정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레슬링의 경우 자유형과 그레코로만을 모두 합쳐 18개의 메달이 걸려있는데 반해, 수영 육상 등은 자세와 거리를 세분화해 각각 46개와 47개의 금메달이 수여된다는 점을 들었다. 유럽인들이 주로 선호하는 카누(카약포함)이 16개, 조정이 14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루는 것과도 대비된다는 것이다. 아시아권이 강세를 보이는 탁구와 양궁, 태권도는 메달을 줄였다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니냐는 것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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