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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쇼크’ 경매도 찬바람…지금이 바닥?
용산개발 파행 후폭풍 여파
낙찰가율·응찰자수 하락세

중장기적으로 싼 매물 매입
실수요자엔 기회될 수도…




지난 21일 서울서부지법 경매1계. 용산구에 있는 주거시설(아파트·단독주택·다세대) 9건이 한꺼번에 경매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파산위기를 맞고 있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지역 이촌동의 아파트도 포함돼 있었다. 경매 결과 절반 이상인 5채가 낙찰됐다. 이촌동 아파트는 주인을 찾지 못했지만 후암동ㆍ한남동 등지의 다세대주택의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낙찰가는 낮았다. 한 건을 제외하고 모두 41~53% 정도의 낮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기록했다. 감정가의 절반에서 주인을 찾은 것.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요즘 용산지역 주택 매물이 늘어나면서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매매시장의 급매물보다 싸게 사려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낙찰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좌초 위기를 겪으면서 경매시장에서 용산구 주택이 늘어나 눈길을 끈다. 하지만 당장 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 평균 낙찰가율은 떨어지고 응찰자 수도 줄고 있다. 한편에선 지금이 저렴하게 용산지역 주택을 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22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21일 용산구 소재 주거시설은 모두 50건 경매에 나왔다. 전달(50건)과 같고 지난해 월평균(38건)보다 31% 많은 것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71.2%를 기록하다 올해 1월 69.9%로 70% 밑으로 추락한 후 3월 현재 65.7%까지 떨어졌다. 서울 평균 낙찰가율이 74.7%인 점을 고려하면 사람들이 용산 소재 주택에 대해 싸게 응찰하는 경향이 강한 셈이다. 응찰자 수도 줄었다. 현재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2.9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3.5명보다 감소했다. 현재 서울 주거시설의 평균 건당 응찰자 수는 5.2명이다.

경매시장에서 용산 주택이 이렇게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저렴하게 용산 주택을 구하려는 사람들에겐 최고의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용산은 서울 중심부의 뛰어난 입지인데다 중장기 관점에서 개발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당장 주춤할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용산은 서울의 핵심 주거ㆍ상업지역으로 개발될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지금 경매나 매매를 활용해 싼 매물을 사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옥 법무법인 메리트 경매본부장은 “용산 개발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요즘도 경매를 통해 저렴하게 용산지역 주택을 구해달라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간혹 비싼 가격에 낙찰받는 ‘고가 낙찰’ 사례도 나타난다.

지난 21일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1계에 나온 용산구 한남동 리첸시아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감정가(6억4000만원)의 89.1%인 5억7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장은 “경매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세보다 싸게 사는 것”이라며 “용산에선 요즘 주택 매물도 많고 낙찰가율도 떨어지고 있어 무리한 입찰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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